[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동네 음식점서 일하는 로봇 주방장…"사람 일자리 줄어든다"

동네 음식점 주방에서 일하는 로봇. 골목상권까지 로봇이 진입해 활약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의 발전으로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의 한 호텔의 경우 관리직 직원 7명을 제외하고 로봇이 청소와 안내, 서비스 등 호텔운영 전반을 도맡아 하고 있으며, 이러한 확산은 최근 영세한 음식점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기계를 이용하여 단순히 주문을 받거나 상품값을 계산하는 시대를 넘어 사람이 해온 일들을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일본 로봇 호텔에서 안내를 담당하는 로봇. 인공지능기술로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 (사진= FNN 방송화면 캡처)
일본 도쿄 네리마구에 있는 한 중화요리점은 주인 혼자서 가계를 운영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음식점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주방에는 로봇 1기가 음식을 만들고, 주인은 주변 청소와 매출관리 등을 하며 손님 응대에 힘쓴다.

특히 로봇의 도입으로 생산성이 크게 증가하고, 인건비가 발생하지 않아 가게는 경쟁하는 다른 곳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장사를 이어오고 있다.

또 로봇이 만드는 음식을 만든다는 소문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이 몰려들어 가게는 손님으로 북적이는 등 예상치 않은 효과를 내고 있다.
가게 주변을 청소하는 주인. 가게는 로봇 1기와 주인 1명이 운영하고 있다. 로봇은 주방장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사라베 캡처)
도쿄 스미다구의 식당에서 24시간 국수 만드는 로봇. 손놀림이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식당은 일본 최초로 로봇을 도입하여 현지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가게를 찾은 일본 매체 시라베 기자는 “사람이 만든 음식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라며 “재밌게 생긴 로봇이 쉴 새 없이 일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소감을 전했다.

가게 주인은 “초기 도입비용이 들지만 로봇은 사람과 달리 휴식이 필요하지 않고, 근무시간에 딴짓하지 않는 등 열심히 일한다”며 “로봇이 힘든 주방 일을 대신해 가게운영이 한층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로봇이 주방장으로 일하는 곳이 많지 않아 소문을 듣고 손님이 몰려드는 등 로봇 도입으로 가격경쟁부터 운영 편의까지 다양한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로봇이 만든 음식. 외형도 맛도 사람이 만든 음식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사진= 시라베 캡처)
최근 국내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 고용을 줄이고, 무인기계를 들인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일본은 단순 무인결제 시스템을 넘어 사회 전반에서 인공지능 로봇의 도입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로봇의 도입은 아직 일부에 지나지 않는 흥미로운 볼거리로 여겨지지만, 머지않은 미래 로봇이 일하는 모습을 일상에서 접하며 로봇과 함께 생활하는 날이 다가올지 모르겠다.

한편 일본의 경제신문 등 전문가들은 로봇의 도입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인건비가 줄어드는 등 경제적인 부분에서 많은 이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자칫 사람과 일자리 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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