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7-23 23:05:38
기사수정 2017-07-23 23:05:37
서울시 두번째 개소 1년 맞아 / 하루 평균 10건 이상 큰 인기 / 육아 도움… 女 경력 단절 예방 / 상담 98% “직장내 고충” 토로 / 市, 2020년까지 4곳으로 확충
서울 금천구의 한 직장에 근무하던 A씨는 출산을 앞두고 회사에 출산휴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총 3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던 회사는 A씨가 근무하는 사업장을 곧 폐업할 예정이라며 A씨에게 퇴사를 종용했다. 출산휴가를 주지 않으려는 핑계였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던 A씨는 고민 끝에 서울시의 ‘금천직장맘지원센터’를 찾아갔다. 센터에서는 A씨를 대리해 회사 대표와 인사노무 담당자를 면담하는 등 A씨를 도왔다. 덕분에 A씨는 원칙대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받을 수 있었으며, 출산을 앞둔 근로자를 위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도까지 활용할 수 있었다.
‘워킹맘(직장맘)’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금천직장맘지원센터가 지난 20일 개소 1주년을 맞았다. 육아 등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은 물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서울 서남권 직장맘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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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금천구직장맘지원센터의 노무사들이 지하철역에서 현장상담을 하고 있다. 센터는 매달 가산디지털단지역·신길역·삼각지역·공덕역에서 ‘찾아가는 현장상담’ 부스를 열고 퇴근길 직장인들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
서울시는 금천직장맘지원센터가 지난 1년간 2752건의 상담을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하루 평균 10건 이상 상담한 셈이다.
금천센터는 광진구에 있는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에 이어 두 번째로 개소한 여성 경력단절 예방기관이다. 센터에서는 직장을 다니며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평소 느끼는 고충을 상근 공인노무사 및 관련 전문가들에게 상담할 수 있다. 해고, 성희롱 등 노동권에 관한 사항은 물론 자녀관계 등 가족과 관련된 고민, 개인적 고충도 상담 가능하다. 임신과 출산으로 움직이기 힘든 여성을 위해 찾아가는 상담도 제공한다.
시에 따르면 상담의 98%(2733건)는 직장 내 고충 문제였다. 특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여성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보장돼야 하는 ‘모성보호제도’와 관련된 상담이 63%(1717건)에 달했다. 시 관계자는 “직장맘들이 경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직장에서 겪는 각종 불이익이란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여성들이 직장에서는 출산휴가·육아휴직과 관련된 정보를 취득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의미도 된다. 센터에 육아휴직에 대해 문의했던 김모(34·여)씨는 “입사 후 회사에서 육아휴직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여직원들끼리 알음알음 정보를 공유하는 형편”이라며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아 답답했는데 센터에서 궁금증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센터 홈페이지(www.gworkingmom.net)에는 육아휴직 후 연차휴가 일수 계산 방법 등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주요 사례가 정리돼있으며, 게시판을 통해 온라인 상담이 가능하다.
관련 교육도 활발하다. 센터에서는 지난 1년간 노동법, 직장맘 갈등관리 등 9회에 걸쳐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점심시간을 이용해 인근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한 ‘노동법 먹고, 샌드위치 먹고’ 교육은 큰 호응을 받았다. 올해 안에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온라인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올해 하반기 은평직장맘지원센터를 설립하고, 2020년까지 권역별 센터를 4곳으로 확충해 많은 직장맘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