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밍’발언으로 공분 산 김학철충북도의원 페이스북 심경 밝혀

충북 지역 최악의 수해를 뒤로한 채 유럽으로 연수를 떠나 공분을 산 충북도의회 자유한국당 김학철(충주1)의원이 페이스북(사진)을 통해 장문의 해명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레밍’, ‘세월호’, ‘박근혜 탄핵 때 미친개’ 발언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소상히 밝혔다.

김학철 도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말이 없어진다고 하더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어리석게도 너무나 엄청난 대가를 치르면서 알게 된 교훈입니다”라고 하면서 글은 시작됐다.

김 도의원은 “외유라는 언론의 비판에 제가 정말 서운했다. 저는 평소 우리 충북과 제 지역구 충주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는 문화 관광자원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같이 조상들이 만들어 준 유물만으로도 그 국민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나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 도시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저의 소신, 행적, 본질과도 너무나 다르게 매도되는 언론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밝혔다.

또 김 도의원은 “자신이 발언한 ‘국민들이 레밍 같다’라는 말과 관련해선 “(당시)시차적응도 아직 안 되서 심신이 매우 피곤한 상태라 논리나 어휘가 정제되지 않았다. 그 와중에 KBS 기자와 통화 중에 문제의 레밍발언이 튀어 나왔다”며 “레밍 신드롬, 즉 편승효과를 얘기하고자 한 것이다. 수해 피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파악을 못하고 있었기에 지난 가뭄 때 충남도 의회연수 등 통과 의례처럼 보도되는 그런 가십기사 취재를 위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도의원은“‘국민들이 레밍같단 생각이 든다’와 ‘국민들이 레밍같단 생각이 든다. 집단행동하는 설치류’하고는 많은 차이가 있다”며 “실례로 전자의 표현은 저명한 이들의 칼럼이나 논문에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표현이다. 그런데 후자는 뉘앙스가 전혀 다르다. 제가 편집되었다 주장하는 것은 바로 기자가 레밍을 몰라서 무엇이냐고 묻길래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서식하는 집단행동하는 설치류다’라고 답해 준 과정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전자에 과정을 빼고 설치류를 가져다 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도의원은 “국민 여러분께 감히 말씀드린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느 선출직 의원이 국민을 들쥐, 설치류라고 말하겠는가. 아는 게 병이고 만화의 근원이 입이라고 제가 장거리 비행 끝에 쏟아지는 외유비난에 부지불식간 비몽사몽간에 헛소리를 했다. 레밍이란 말에 분노하셨고 상처받으셨다면 레밍이 되지 말라”라며 “함께 공존하고 살 길을 찾는 길을 모색하시길. 더는 이 나라 좌우로 대립되어 서로에게 상처 될 말과 행동 하지 마시고 하나가 되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세월호에 대해서도 생각을 적었다.

그는 “구조 과정에서 우리 언론이 저지른 엄청난 잘못은 어느 언론도 자성하지 않습니다. 많이 국민들이 기억할 겁니다. 사건 당일 오전부터 종편을 비롯한 수많은 방송들이 속보 타전했던 헤드라인 기사를... 뭐라 보도했습니까? “세월호 침몰 전원 구조”였잖습니까? 만약 어느 한 언론이라도 사건 현장에 제대로 연락을 취해 사실 보도만 했더라도 더 많은 생명을 구조했을 것이고, 이런 국민적 갈등도 없었을 거라고 전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노란리본요? 저도 누구보다 먼저 진심으로 안타까워 하며 달아줬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나도록 노란리본 아직도 달고 다니시는 분들 부모님 돌아가셔도 3년간 달고 다니실거죠? 2년 후 세월호처럼 바닷물살 사나운 곳도 아닌 강에서 발생한 중국 동방지성호 침몰로 458명 중 고작 14명이 구조된 참사가 있었지만 중국 정부는 단 3일만에 구조포기 선언하고 인양조치했다”고 부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미친개’에 대해서도 변명한다며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지난 탄핵 이후 저는 TV 뉴스보도를 잘 안봅니다. 네이버 다음도 잘 안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저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었습니다. 친박도 아니었지만 탄핵 정국에 이르러 친박을 하기로 했습니다. 내가 박근혜 팔아서 새누리당 마크 달고 도의원이 되었는데 그 대통령이 비난을 받는다고 같이 편승하는건 정치도의나 인간적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지난 19일 KBS 방송기자와 통화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원은 지난 18일 8박 10일의 일정으로 프랑스, 로마 등 유럽연수를 떠났다.

이 연수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한국당 박봉순(청주8)·박한범(옥천1), 민주당 최병윤(음성1) 의원 등 4명이 참여했다.

김 의원은 지난 3월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한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당시 그는 청주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겨냥해 “국회에 250마리의 위험한 개들이 미쳐서 날뛰고 있다”고 발언했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