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7-24 21:31:17
기사수정 2017-07-25 00:22:16
김정호 국제무림피아 위원장
지난 23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용평돔에선 “얍”하는 기합소리가 연신 천장을 울렸다. 국제무림피아위원회(IMC) 주최 ‘제3회 월드무림피아’가 21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되면서 전 세계 51개국의 5000여명 선수단이 화려한 무예를 뽐냈기 때문이다. 한국이 종주국인 태권도, 합기도, 해동검도뿐만 아니라 중국의 우슈 등 4개 종목의 선수들은 무인(武人)의 향취를 물씬 풍겼다.
‘월드무림피아’는 2013년 7월 첫선을 보인 뒤 2년마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종합 무술 이벤트다. 세계적인 무예들이 한국으로 모이는 만큼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대회라는 데 의미가 있다. 24일 서울 종로구 세계일보에서 만난 김정호(63) IMC 위원장은 “올림픽은 앞으로 사양길에 접어든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새 스포츠 이벤트를 준비해야 한다”며 “2019년 6월 제4회 대회에서는 최소 1만명 이상의 선수단을 한국으로 불러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단국대 이공계를 졸업한 김 위원장은 80년대 한국이 고속 성장과 서구화를 겪으면서 오히려 “우리 것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한다. 이에 해동검도를 창시하고 1997년부터는 세계해동검도연맹 총재를 역임하며 한국 고유의 무술을 지켜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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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국제무림피아위원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세계일보에서 ‘월드무림피아’를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허정호 기자 |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강원도청과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대회 장소가 평창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김 위원장은 “평창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방안에 대해 국민 관심도가 높다. 올림픽이 열리는 총 12개 경기장 가운데 무려 6개 경기장을 새로 지었다”며 “월드무림피아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면 한국에 대한 세계적인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IMC는 2019년 ‘제4회 월드무림피아’를 통해 올림픽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내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팬암무림피아,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무림피아, 호주 브리즈번에서 오세아니아무림피아를 열어 세계 무술인의 이목을 붙잡아 놓겠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국제 대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위선양’이다. 월드무림피아가 세계 어느 것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대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끝까지 달려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