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7-26 19:51:01
기사수정 2017-07-26 23:44:04
檢 “T-50 등 거의 모든 기종서” / 도주 손승범씨 소재 제보 쇄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산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26일 KAI 경남 사천 본사 개발본부와 서울사무소 등 7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1차 압수수색 이후 12일 만이다.
검찰은 먼저 확보한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들 조사에서 KAI 임직원이 조직적·상습적으로 부품 가격을 부풀린 정황을 새롭게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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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원가 부풀리기 의혹과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중구 KAI 서울사무소로 들어서고 있다. |
검찰 관계자는 “2차 압수수색은 부품 가격 부풀리기 혐의의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부품 가격 부풀리기는 한국형 헬기 수리온, 고등훈련기 T-50, 경공격기 FA-50 등 KAI가 개발한 거의 모든 기종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KAI와 협력업체들 임원의 집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 직후 해당 업체 실무자 여러 명을 불러 조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출국금지된 인사만 10여명에 이른다.
부품 가격 부풀리기는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연구비 지출 실적을 실제보다 늘려 그 차액만큼을 횡령하기 위한 수법으로 흔히 쓰인다.
검찰은 KAI 임직원이 부품 가격 부풀리기를 통해 빼돌린 회삿돈을 어디에 썼는지 주목하고 있다. 이미 KAI의 한 협력업체에서 대표 명의로 된 차명계좌 수십개가 발견됐고 이 계좌로 회삿돈 10억여원이 빼돌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문제의 비자금이 하성용(66) 전 KAI 대표에게 건네졌을 가능성, 2016년 5월 하 전 대표 연임 결정을 전후해 정치권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 등을 의심하고 있다.
KAI 방산비리의 ‘키맨’으로 지목된 전 인사운영팀 차장 손승범(43)씨는 전날 얼굴 사진이 공개된 뒤 소재 관련 제보가 검찰에 쇄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검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