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배 소속 광주시청, 양궁 女단체 한국 신기록 경신…비공인 세계신기록

“엄마가 해 주시는 김치찌개 맛이다.”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해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기보배는 금메달의 맛을 이렇게 표현했다. 맛보면 맛볼수록 더 먹고 싶은 맛이라는 뜻이다. 기보배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이 힘들었지만 메달의 맛을 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보배가 속한 광주시청 양궁선수단이 한국신기록을 경신하며 2012 런던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챔피언이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기보배의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국가대표 발탁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보배. 세계일보 자료사진

기보배, 최민선, 김소연이 속한 여자 일반부의 광주시청 양궁선수단은 25일 국제양궁장에서 열린 제35회 대통령기 전국남녀양궁대회 싱글라운드 단체전에서 4154점으로 한국 신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04년 10월 전국체전에서 전북도청(박성현, 이성진, 김두리)이 세운 4134점이다.

이번 기록은 지난 2005년 인도 아시아선수권에서 국가대표단이 세운 세계 신기록(4129점)을 뛰어넘은 것이다. 하지만 개인전과 달리 단체전은 3개국 이상의 팀이 출전해야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비공인 기록으로 남게 됐다.

세계신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10월 멕시코에서 열릴 2017 세계양궁선수권대회의 전초전 성격이 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기보배의 경우 지난 4월 열린 리커브 국가대표 2차 평가전에서 최미선(광주여대), 강채영(경희대), 장혜진(LH)에 이어 4위를 기록해, 3위 안에 들어야만 출전 가능한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보배는 지난 2014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후 그 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가 아닌 방송 해설자로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이를 교훈 삼아 분전했고 2015년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개인·혼성팀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당당히 올림픽 대표팀에 입성했다.

기보배가 현재의 흐름을 타고 국가대표에 선발돼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한번 ‘어머니의 김치찌개 맛’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