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휴대폰 알람 소리에 메시지를 확인한 안모(30)씨는 낯 뜨거운 글과 이미지를 보고 당황했다. “새로운 만남을 시작해보세요”, “화끈한 서비스” 등 선정적인 문구와 함께 벌거벗은 여성의 사진으로 가득 찬 애플리케이션으로 초대하는 메시지였다. 안씨는 설치한 적도 없는데 앱에서 이런 메시지를 받고는 휴대전화 번호가 유출됐거나 해킹을 당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안씨 말고도 그와 비슷한 번호를 가진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중 스팸 광고가 나오는 오픈채팅방에 초대된 이는 600명이 넘는다. 이들은 일제히 “앱 설치도 안 돼 있는데 갑자기 초대가 됐다”, “이런 식으로 광고하지 말라”는 등 불만을 터트렸다.
해당 앱은 미국의 IT 업체 구글이 새로 내놓은 메신저 ‘알로’(Allo)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9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메신저인 이 앱을 출시했다. 현재 미국에서 서비스 중인 알로는 한국어 버전이 나오지 않았지만 무슨 연유에선가 이달부터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상대로 스팸 광고 채팅방으로 초대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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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플레이스토어에 올라온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알로'(Allo)에 대한 불만 글. 플레이스토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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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안모(30)씨가 휴대전화 메시지로 초대받은 구글 애플리케이션 '알로'의 오픈채팅방. 안씨는 스팸 광고로 가득 찬 이 앱을 설치한 적도 없는데, 강제로 초대받았다고 주장한다. 휴대폰 화면 캡처 |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휴대폰 스팸 문자의 피해는 계속 커지는 추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2016 하반기 스팸 유통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불법 스팸 대응센터에 신고되거나 탐지된 문자 스팸은 326만건으로 상반기(288만건)보다 13% 늘었다. 그 중 대량문자 발송 서비스를 이용한 스팸 메시지는 74.6%를 차지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아직 구글 알로 서비스로 인한 피해가 신고된 것은 없다”며 “사실 조사를 한 뒤에야 스팸 광고를 한 업체를 찾아 행정처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OS가 이번 스팸 광고에 노출된 대 대해서는 “스팸과 연관이 있는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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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 미리보기 설정을 차단하면 알로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휴대전화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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