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7-29 15:00:00
기사수정 2017-07-29 14:06:27
‘눈먼 돈’이라는 비판을 받는 정부 기관 특수활동비의 자체 지침과 집행계획 마련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이 법무·검찰 간부들의 ‘돈봉투 만찬’ 사건을 계기로 정부 기관들의 특수활동비 실태점검에 나선 만큼 이 부분도 점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특수활동비를 배정받는 19개 기관에 기획재정부의 지침에 따라 특수활동비 자체 지침 또는 집행계획을 수립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기재부가 매년 발표하는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은 “각 중앙관서의 장은 특수활동비 집행의 투명성 제고와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집행절차, 집행방식 등을 포함하는 자체 지침 또는 자체 집행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여연대의 정보공개 청구결과, 19개 기관 중 특수활동비 자체 지침 또는 집행계획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기관은 8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1개 기관은 수립하고 있다고만 답변할 뿐, 자료 일체를 비공개처분했다.
경찰청과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방부, 대법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부 등 6곳은 기재부 집행지침 및 감사원 계산증명지침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자체 지침 마련 취지가 지켜지지 않고, 형식적으로 구색만 갖추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참여연대는 지적했다.
외교부의 경우, 특수활동비는 정상 및 총리외교 예산항목으로 편성돼 대통령비서실 및 경호실에서 대통령 해외 순방 시 집행해 외교부 소관 별도지침은 없고, 해당기관에 기재부 집행지침 및 감사원 증명지침을 따르도록 안내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에 “대통령비서실 및 경호실에서 집행하는 예산을 외교부 예산으로 배정 받는 것도 예산의 투명성이나 지출체계를 왜곡하는 것으로 맞지 않을뿐더러, 설령 외교부가 집행하지 않더라도, 관리 주체인 만큼 이는 자체 지침을 마련하지 않는 것에 대한 합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면서 “자체 지침조차 수립하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볼 때, 이들 기관들이 특수활동비를 엄격하게 사용하고 통제하고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감사원과 국가정보원,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국세청, 국회, 대통령경호실,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미래창조과학부, 법무부 등 10개 기관은 자체 지침 또는 집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통일부는 아예 자체 지침 수립 여부조차 비공개 처분했다.
취지에 맞게 자체 지침을 수립하고 있는 기관은 관세청과 국민안전처 2곳에 불과했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증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깜깜이 예산으로 지적되어 온 특수활동비가 어떠한 절차와 방식을 통해 집행되는지 최소한의 지침조차 공개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현저히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해당 지침 또는 집행계획 정보 비공개 결정을 내린 11개 기관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앞으로 특수활동비 감사원 감사 및 자체감사 여부, 특수활동비 집행 중 실제 증빙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황 등에 대해서도 정보공개를 청구할 방침이다.
세종=이천종기자 sk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