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8-08 21:15:34
기사수정 2017-08-08 22:00:39
2017년 시즌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 11일 개막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대표적인 난코스로 마스터스의 격전지인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11~13번 홀 ‘아멘코너’와 ‘베어트랩’으로 불리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PGA내셔널챔피언코스 15~17번 홀이 꼽힌다. 여기에 비견되는 곳이 11일 개막하는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이 열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파71)의 16∼18번 홀인 ‘그린마일’이다. 사형수가 형장을 향해 걸어가는 녹색길이라는 뜻의 이 말을 차용할 만큼 이 코스는 많은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조던 스피스(24·미국)가 ‘그린 마일’을 뚫고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새 역사에 도전한다. 골프에서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이는 진 사라센(미국), 개리 플레이어(남아공), 벤 호건, 잭 니클라우스, 그리고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등 5명이 전부다. 메이저대회에서만 11승을 거둔 월터 헤이건(미국), 82승으로 PGA 투어 최다승을 올린 샘 스니드, ‘킹’ 아널드 파머(이상 미국)도 오르지 못한 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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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스피스가 8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장에서 가진 PGA 챔피언십 연습라운드에서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스피스는 이 대회 우승으로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린다. 샬럿=AP연합뉴스 |
그랜드슬램만도 대단하지만 스피스는 여기에 더해 최연소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노린다. 지난달 27일 만 24세가 된 스피스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우즈가 가진 최연소(24세 7개월) 기록을 6개월 앞당긴다.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제패한 스피스는 지난달 디 오픈(브리티시오픈) 우승으로 골프사의 새 이정표를 세울 기회를 얻었다.
스피스가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려면 일단 ‘그린마일’의 난관을 뚫어야 한다. 500야드가 넘는 파4홀인 16번 홀부터 3면이 해저드로 둘러싸인 17번 홀, 그리고 홀 오른쪽은 벙커가, 왼쪽은 마치 뱀이 기어가듯 좁은 개울이 감싸고 도는 18번홀까지 우즈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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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스피스가 8일 PGA 챔피언십 연습라운드에서 자폐증이 있는 여동생 엘리와 이야기하고 있다. PGA투어 인스타그램 캡처 |
여기에 더해 스피스는 ‘퀘일할로의 제왕’으로 불리는 로리 매킬로이(28·북아일랜드)의 거센 도전도 이겨내야 한다. 매킬로이는 이 코스에서 열린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두 차례 우승과 6번의 톱10 입상을 자랑한다. 하지만 잘나가던 매킬로이도 지난해에는 그린마일에서 무너진 바 있다. 결국 스피스와 매킬로이의 싸움은 그린마일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지만 정작 스피스는 “최연소 기록을 세워야 할 필요는 없다. 그것 때문에 추가로 압박을 느끼지는 않는다”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8일 가진 연습라운드를 자폐증이 있는 막내 여동생 엘리(16)와 함께하며 평정심 유지에 애쓰는 모습이다.
한편 2009년 이 대회에서 동양인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에 올라 평생출전권을 얻은 양용은(45)을 필두로 김경태(31), 강성훈(30), 안병훈(26), 송영한(26), 왕정훈(22), 김시우(21) 등 7명의 한국 선수들이 출격한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