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에 백기 든 프랜차이즈 업계

金위원장 “공권력 도전 불용” 압박하자/ 대부분 업체 ‘원가 공개’로 입장 급선회/“약속대로 외부엔 유출 말아야” 당부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제품 원가 공개 요구에 반발했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입장을 바꿔 공정위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일부 업체들은 원가 공개는 ‘영업비밀’이라며 강력 반발했지만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이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공권력에 도전한다면 그것만큼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일갈하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오른쪽)과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한 간담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9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지목한 50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대다수가 마감시한인 이날 실태조사에 응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20일 치킨과 피자, 제빵, 패스트푸드, 커피 등 5대 프랜차이즈 업종 상위 10개사씩 총 50곳에 대해 실태조사 설문서 제출을 요구했다. 일부 업체들은 원가공개 등이 포함된 공정위 실태조사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법률 검토를 했지만, 공정위의 압박에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A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마감 기일 내에 실태조사서를 제출하라고 거듭 독촉을 했다”며 “나중에 추가로 (미진한 부분은) 제출하더라도 일단 마감기일은 지켜 달라고 재촉했다”고 전했다. B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영업비밀을 외부로 절대 공개할 수 없어 과태료를 낼까 고민하다가 자칫 현장조사 등 감당하기 어려운 제재수단이 두려워 서면실태 조사에 응했다”며 “공정위가 약속한 대로 영업비밀이 외부로 공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28일 프랜차이즈산업협회도 김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마진 공개는 시장경제원리에 위배되며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공정위에 제출하는 모든 기밀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공정위가 영업비밀로 간주할 수 있는 것까지 공개할 경우 저를 상대로 소송을 내면 된다”고 안심시켰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