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강대강 대치에 증시·환율 ‘불똥’

외국인 2586억 순매도 직격탄/코스피 하루 만에 1.1% 떨어져/원화도 달러당 10원 넘게 올라
코스피가 9일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2360대 후반으로 크게 떨어졌다.

시황 변동의 위험을 나타내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원 넘게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6.34포인트(1.10%) 떨어진 2368.3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5.03포인트(0.63%) 내린 2379.70으로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계속됐고 결국 2360대 후반에서 장을 마감했다.

북한과 미국 간 군사적 긴장감이 발단이었다. 8일(미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이 이어지자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됐고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8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떨어졌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15%)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0.24%)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오며 하락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0.21%)도 내렸다.

그 여파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사흘 만에 ‘팔자’로 돌아서 2586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872억원어치를 매도했다. 기관이 3092억원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대부분이 하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3.02%)와 시총 2위 SK하이닉스(-3.17%) 등 정보기술(IT) 대형주들이 외국인 매도공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물산(-2.89%), LG화학(-2.21%), NAVER(-1.48%), SK(-1.26%), KB금융(-1.19%), 한국전력(-0.90%) 등도 하락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전날보다 25.20% 급등한 15.70으로 집계됐다.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 예측하는 지표로 통상 코스피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해 ‘공포지수’로 불린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8.80포인트(1.35%) 떨어진 642.87로 마감했다.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2.28포인트(0.35%) 하락한 649.39로 개장해 하락 폭을 키웠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 중에서는 셀트리온(-0.91%)과 셀트리온헬스케어(-3.60%)를 비롯해 메디톡스(-2.91%), 휴젤(-2.34%), 코미팜(-2.04%), SK머티리얼즈(-2.02%) 등 하락한 종목이 많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10.1원 급등한 1135.2원에 마감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