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5년… 교역량 33배 ‘껑충’

92년 63억→작년 2114억 달러 / 글로벌 시장서 수출경쟁 치열 / 사드문제 얽혀 경제교류 급랭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첫 수교를 시작한 이후 25년 만에 교역량이 33배 늘어났다. 한국과 중국은 무역뿐만 아니라 인적교류까지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수출시장에서 양국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외교적 문제까지 겹쳐 두 나라 경제교류는 위기를 맞았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92년 수교 당시 63억8000만달러에 불과했던 한중 교역량은 2016년 33.1배 늘어난 211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일, 한·미 간 교역량이 각각 2.3배와 3배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유례없는 수준이다. 이 사이 중국은 한국 최대 수출대상국이 됐고,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4대 수출국가로 거듭났다.

한국은 지난해 중국에 47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홍콩과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중국에 많은 투자를 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인적교류 역시 활발하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의 비율은 46.8%로 가장 높았다. 중국을 찾는 한국인 비중 역시 17.1%로 1위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은 멀어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수출경합도는 1998년 37.9에서 2015년 44.8까지 높아졌다. 수출경합도는 수출구조의 유사함을 나타내는 수치로, 100에 가까울수록 경쟁이 심하다는 의미다. 중국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제품은 디스플레이(93.6)와 반도체(62.4) 등으로 한국의 주력 산업분야와 겹친다.


특히 최근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외교 이슈가 불거지면서 두 나라 경제교류는 경직됐다. 중국에 수출하는 화장품은 2015년 4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고, 올해 1~5월 대중국 투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 기간보다 54.4% 줄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협력 성과를 지속하기 위해서 정치·외교적 갈등과 분리해 경제협력을 이어가야 한다”며 “2018년 예정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 후속협상을 통해 경제교류 범위를 넓히는 등 민간 경제교류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