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8-20 12:59:53
기사수정 2017-08-20 12:59:53
검찰의 대표적 ‘내부고발자’로 통하는 임은정(43)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자신이 직접 겪거나 동료들로부터 들은 검찰 내부의 부당한 관행을 폭로했다. 검사장이 특정인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종용했다든지 하는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향후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국면에서 검찰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새로운 시작 - 감찰의, 검찰의 바로섬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여기서 임 검사는 “경찰을 상대로 수사지휘를 하는 당번 근무일에 ‘A씨의 음주·무면허운전 지휘 건의가 들어오면 보고해 달라’는 B검사장의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임 검사에 따르면 당일 경찰은 음주·무면허 전과 10범인 A씨의 위법행위를 추가 적발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보고했다. A씨는 지역 한 건설사 대표의 아들로 그의 아버지는 검찰과 업무 협력을 하는 범죄예방위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임 검사는 “음주 삼진아웃이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지금껏 구속되지 않은 이유가 검사장이 보고 지시를 한 배경과 같겠구나 짐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B검사장은 예상대로 임 검사에게 A씨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지시했다. A씨의 음주운전을 목격한 사람들이 있어 명확히 혐의가 입증되는데도 B검사장은 “운전자에게 ‘주차의 의사’가 있을 뿐 ‘운전의 고의’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종용했다는 것이 임 검사의 주장이다.
그는 “최근 불거진 제주지검 압수수색영장 회수 의혹과 유사한 사례가 다반사”라고도 했다.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직후 전관 변호사가 선임되자 영장을 몰래 빼내 불구속 기소했다’, ‘공소장이 접수된 당일 공소장을 빼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등의 말을 동료 검사들로부터 들었다는 것이다.
임 검사는 “제주지검 간부들의 일련의 대처, 감찰 요청한지 두 달이 넘었음에도 결론 없는 대검 감찰의 묵묵부답, 그리고 그런 일이 마치 없었던 듯 한 중간간부 인사를 보며 과연 검찰이 스스로 고칠 의사가 있는지 서글프다 못해 참담하다”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임 검사의 ‘폭로’는 오는 28일로 예정된 법무부의 검찰개혁 관련 청와대 업무보고는 물론 향후 전개될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