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이닝 넘긴 류현진, 부상 후유증 털어냈다

디트로이트전 5이닝 4K 무실점 / 타선 지원 없어 승수는 못챙겨 / 후반기 평균자책점 1점대 ‘짠물’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33)은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13년 30경기에 나서 14승에 192이닝을 던졌고 이듬해에는 26경기에서 역시 14승에 152이닝을 책임졌다. 두 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믿고 맡길 수 있는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어깨 수술로 이후 2년간 단 1경기 4.2이닝 등판에 그쳤다. 따라서 올해가 류현진이 다시 메이저리거 선발투수로서 재기하느냐를 가르는 시험대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2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디트로이트=AFP연합뉴스
류현진은 일단 최소 기준점을 넘었다. 바로 시즌 100이닝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20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타선의 지원이 없어 0-0 상황에서 물러나 승리투수가 될 수 없었지만 다저스가 3-0으로 승리하는 밑거름이 됐다.

특히 이날까지 류현진은 시즌 101.2이닝을 던져 한 시즌 선발로 나서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다만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4승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5에 그치고 경기당 평균 5.1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류현진 스스로 건재를 확인했기에 내년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특히 류현진이 후반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5의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류현진은 경기운영 면에서도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이날도 메이저리그 전체 좌투수 상대 타율 2위(0.285), OPS(출루율+장타율) 1위(0.849)를 달리고 있는 ‘좌투수 킬러’ 디트로이트 타선을 영리한 마운드 운영으로 요리했다. 이날 상대 선발 라인업 9명이 모두 우타자였고 직구 평균구속은 시속 140㎞대 초중반에 그쳤지만 신무기 컷 패스트볼(커터)과 커브의 조합이 빛을 발했다.

특히 우타자 몸쪽으로 휘는 커터를 89개 투구 수 중 21.3%에 해당하는 19개나 던졌다. 3회 2사 만루의 위기에서 류현진이 저스틴 업턴을 상대하며 커터와 커브의 조합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뒤 빠른 공으로 삼진을 잡아낸 장면이 압권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