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외벌이(맞벌이외) 가구 소득과 소비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맞벌이 가구는 소득과 소비 모두 전년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맞벌이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71만6000원으로 전년보다 0.6% 감소했다.
맞벌이외 가구는 동일가구 내에서 가구주와 배우자가 모두 취업한 경우를 제외한 가구로, 외벌이 가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외벌이 외 무직 등의 가구도 맞벌이외 가구로 집계된다.
맞벌이외 가구 소득이 줄어든 것은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맞벌이외 가구 소득은 매년 평균 4% 내외의 증가율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9년에는 금융위기 여파로 증가율이 0.6%로 쪼그라들긴 했지만 줄어들지는 않았다.
◆지난해 외벌이 가구 월평균 소득 371만6000원…전년대비 0.6% 감소
맞벌이외 가구 소득 감소는 가구 소득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맞벌이외 가구의 근로소득은 역대 최대 폭인 2.5% 줄어들면서 전체 소득을 끌어내렸다.
소득 감소는 곧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맞벌이외 가구의 월평균 소비는 228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1.8% 감소했다. 맞벌이외 가구 소비가 감소한 것 역시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에 반해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과 소비는 전년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증가, 경기 불황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맞벌이외 가구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55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2.7% 늘어났다. 이는 전년 증가율(1.6%)에 2배에 육박한다.
맞벌이 가구의 근로소득은 같은 기간 5.7% 늘어나면서, 2012년(6.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맞벌이 가구의 소비지출 역시 1.6% 증가하면서 전년 증가율(0.5%)을 크게 상회했다.
◆경기 불황, 고용시장 악화…외벌이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
맞벌이외 가구의 소득·소비 지표가 눈에 띄게 악화한 것은 맞벌이외 가구 중 경제기반이 열악한 무직가구나 부자가구 등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임시직 고용 감소 등 여파로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4만7000원으로 5.6% 추락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경기 불황으로 고용시장이 날로 악화하면서 소득원이 분산되어 있는 맞벌이보다 외벌이가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맞벌이 여부를 기준으로 집계한 통계청의 가계수지는 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하며, 최근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1인가구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1인가구 중 상당수는 노인가구 등 저소득층이 많아 통계상 맞벌이외 가구에 1인가구를 포함할 경우 맞벌이 가구와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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