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내 남한 차량 100여대 사라져”…정부 “일방적 자산 청산 불가”

개성공단 내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남한 입주기업의 승용차·트럭 등 차량 100여 대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VOA는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 6월 16일 촬영한 개성공단의 한 의류업체 공장 주차장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주차장에는 지난해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부터 12월까지 차량 100여 대가 주차된 곳이었지만, 지난 6월 위성사진에는 트럭 한 대를 제외하고 모든 차량이 사라진 상태였다. 사라진 차량은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여러 업체가 사용하던 것으로, 공단 폐쇄 직후 주차 공간이 넓은 이곳 부지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VOA는 위성사진으로 개성공단 내 다른 업체의 부지들도 살폈지만, 사라진 차들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남한 자산인 차량이 공단 밖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북한이 공단 재가동 여지가 없다고 보고 우리쪽 자산에 대한 청산 절차를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2월에도 개성공단 내 우리측 기업 자재가 사라진 사실이 위성사진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된 바 있으며 공단 내 북한 근로자들이 우리쪽 기업인들이 남겨놓고 나온 원부자재를 공단 밖으로 갖고나가 장마당에 판매하고 있다는 탈북민 증언이 나온 바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근로자 전원 철수 및 공단 가동 중단 방침에 우리쪽 인원 추방 방침을 통보한데 이어 우리측 자산을 청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바 있다.

통일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할만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의 운영·관리는 남북 간 합의를 해서 공동운영해왔고 이러한 정신 하에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는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일방적인 우리측 자산 청산 가능성에 대해 “일방으로 할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