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무심코

복효근

서먹하니 마주한 식탁
명이나물 한 잎 젓가락으로 집어 드는데
끝이 붙어 있어 또 한 잎이 따라온다
아내의 젓가락이 다가와 떼어준다
저도 무심코 그리했겠지
싸운 것도 잊고
나도 무심코 훈훈해져서
밥 먹고 영화나 한 편 볼까 말할 뻔했다

-신작시집 ‘꽃 아닌 것 없다’(천년의시작)에서

● 복효근 시인 약력

△1991년 계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누우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 ‘따뜻한 외면’ 등 △편운문학상, 시와시학상, 신석정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