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지 마세요"…'하녀병' 무릎 점액낭염 주의

사람 몸의 관절에는 관절끼리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액이 들어있는 ‘점액낭’이 있다. 이 점액낭에 염증이 발생해 극심한 통증을 유잘하는 질환이 ‘점액낭염’이다.

점액낭염은 무릎에서 주로 발생하며 어깨나 고관절에도 흔하다. X-ray 검사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재발의 위험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

무릎을 꿇는 자세는 무릎 점액낭염의 가장 큰 적이다. 무릎이 지속적으로 바닥에 닿아 점액낭에 충격이 가해지면 출혈이나 염증이 생기기 쉽다.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 빨래를 하는 주부들에 많이 생기기 때문에 ‘하녀무릎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무릎 점액낭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비슷하게 무릎에 통증이 나타나 자칫 관절염으로 혼동할 수 있다. 관절염 통증은 시큰한 반면 점액낭염은 열이 나는 듯한 화끈거리는 통증이 발생한다.

외상이나 지속적인 자극에 의해 생긴 무릎 점액낭염의 경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인 방법으로 증상이 쉽게 호전된다. 무릎이 붓고 아플 때 3~4일은 15~20분 정도 냉찜질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부기가 가라앉으면 수시로 온찜질을 해주면 좋다.

어깨 관절 주위에는 8개의 점액낭이 있는데, 어깨 삼각근 밑에 위치한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삼각근하 점액낭염’이 흔하다. ‘삼각근하점액낭염’은 갑자기 생기는 급성과 반복적인 동작으로 인한 충돌이 원인이 되는 만성이 있다. 팔을 수평으로 든 상태나 안쪽으로 든 자세에서 통증이 생기고, 팔을 올리기 힘들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 삼각근하점액낭염은 어깨 힘줄에 쌓인 석회가 점액낭과 충돌해 통증이 생겨 발병하는 등 어깨관절에 염증이 있는 경우 2차로 발생할 수 있다. 발병 후 3~4주 정도 지난 후 자연치유 되는 경우가 많지만 초기 통증이 매우 심하다. 만성 삼각근하점액낭염은 특히 어깨를 굽은 채로 생활하는 등 나쁜 자세를 가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발병하는 연령층도 다양하다.

고관절 점액낭염은 심한 통증을 참기 힘들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발견하게 된다. 고관절(엉덩이관절)은 무릎관절에 비해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지만 큰 근육들이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상체의 체중을 받아 하체로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염증에 의한 통증이 생기기 쉽다. 고관절 주위에는 18개의 점액낭이 존재하는데, 그 중 특히 좌둔 점액낭염, 장요 점액낭염, 대전자부 점액낭염에 염증이 잘 생겨 문제가 된다.

좌둔 점액낭염은 엉덩이 밑에서 만져지는 뼈 부위의 점액낭에 압력이 가해져 염증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유독 고관절이 뻐근하다면 좌둔 점액낭염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부터 넓적다리뼈까지 오는 근육과 고관절 막 사이에 있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생기면 장요 점액낭염이다.

대전자부 점액낭염은 허벅지 바깥쪽으로 돌출된 대퇴골의 대전자 부위가 장경대와 마찰이 잦아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엉덩이 위쪽에서 통증이 나타나 아래쪽으로 뻗치는 특징이 있다. 때로는 무릎과 발목까지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고관절이 많이 굴곡되거나 펴는 동작을 삼가고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서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백지훈 목동힘찬병원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마찰이나 압박의 원인으로 생긴 고관절 점액낭염의 통증은 충분한 휴식과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치료만으로 얼마든지 나을 수 있다”며 “통증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곳으로 이어지는 대전자부 점액낭염의 경우 고관절 이상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