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만든 '술 취한 숲'

빙하와 만년설의 땅 알래스카에서 밑동이 들떠 줄기가 휘거나 옆으로 기운 나무들이 길게 늘어섰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술 취한 나무'라고 부른다.

나무가 기울어 자라는 이유는 온난화로 동토 표면이 녹아 뿌리를 지지하고 있는 층이 움직이게 돼 발생한다.

약 1만 년 전 생긴 얼음인 동토층은 숲 지대에서 50cm쯤 땅을 파면 드러나지만, 산불이 지나간 곳에선 동토층이 녹아 땅속 1m 깊이까지 내려갔다.

산불은 메마른 날씨 탓이고 근원은 기후변화로, 숲 아래 동토층이 산불로 녹아 지반이 약해졌다.

현장을 취재한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구 온난화로 동토의 융해가 진행되면 술 취한 숲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시베리아와 마찬가지로 알래스카에서도 온난화로 동토가 녹아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온실가스인 메탄을 뿜어내고 있다.

대기의 온실가스는 바다로 녹아들고 해양생태계를 망가뜨려 결국 사람에게 피해 준다.

제레미 매피스 알래스카대 교수는 “온실가스가 바다에 녹아들면 어업이 충격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아사히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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