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8-30 20:45:21
기사수정 2017-08-31 01:17:31
이적료 150만 유로·4년 계약 / 페루자 안정환 이후 두 번째
유독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는 한국 축구선수들에게 ‘미지의 땅’으로 통했다. 한국인 최초로 세리에A에 진출해 2000~2002 시즌 페루자에서 활약한 안정환(41) 해설위원 이후 이탈리아 무대를 밟은 선수가 없다. 2006년에는 이영표(40) 해설위원이 명문 AS로마 입단을 목전에 두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끝내 무산됐다. ‘영원한 캡틴’ 박지성(36) 역시 2013년 세리에A 일부 구단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았지만 친정팀 PSV 에인트호번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바르셀로나FC 유스팀 소속의 이승우(19)가 15년 만에 세리에A에 진출한 한국인 역대 두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금단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30일 헬라스 베로나FC는 이승우가 베로나 이적을 확정했고,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뒤 문제가 없으면 31일 계약서에 최종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4년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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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가 30일 이탈리아 베로나FC로 이적이 확정됐다. 이승우가 5월 우루과이와의 U-20 대표팀 평가전에서 득점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이탈리아 축구 전문매체 ‘디 마르지오’는 베로나가 이승우의 이적료로 150만유로(약 20억원)를 제시해 승낙을 받아냈다고 전했다. 다만 바르셀로나는 이적을 허용하면서도 ‘바이백(buy-back·이적한 선수를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원구단으로 다시 영입할 수 있는 제도)’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바르셀로나는 이승우의 기량이 급상승할 경우 2년 이내에 바이백 조항을 활용해 재영입할 수 있다.
이승우가 일단 새 무대에서 꿈에 그리던 1군 진입을 이룰 것으로 보이나 치열한 주전 경쟁은 피해갈 수 없다. 지난 시즌 세리에B(2부 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승격한 베로나는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베테랑 측면 공격수 알레시오 체르치(30) 등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또한 이승우의 주포지션인 왼쪽 윙어에는 AS로마에서 임대된 다니엘레 베르데(21)가 버티고 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