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폐기처분 '맨홀 뚜껑'…"없어서 못 판다"

다양한 분야에 깊은 관심과 열정 가득한 마니아가 존재하는 일본에서 맨홀 뚜껑에 관심을 두며 수집에 열 올리는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맨홀 뚜껑 판매 현장. 멀리 도쿄에서도 뚜껑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6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마에바시는 지난달 29일 폐기될 맨홀 뚜껑을 개당 3000엔(3만 10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혀 전국에서 약 100명이 구매를 위해 지역에 몰려들었다.

시가 일반에 매각하는 맨홀 뚜껑은 지름 약 60cm, 무게 40kg의 ‘주철(1.7% 이상의 탄소를 함유하는 철의 합금)‘로, 뚜껑은 지난 1983년부터 2012년 생산됐다. 일부는 실제 하수도에서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열풍은 몇몇 지자체가 신문을 통해 소개한 ‘맨홀 카드’가 생각지 못한 관심과 인기를 얻은 결과다. 수요와 인기를 확인한 각 시군에서는 맨홀 뚜껑을 판매하고 모양이 독특한 것들은 전시하여 수입을 올리고 있다.
맨홀 카드 사진. 맨홀에 대한 에피소드나 디자인 등을 설명하고 있다.
도쿄에서 뚜껑을 구매하러 온 40대 남성은 “제작 당시 특유의 디자인과 지자체 합병 등으로 사라져 희소가치가 있다”며 “문자와 디자인을 통해 그 시대 배경을 알 수 있는 산업유산이 고철이 되는 게 아까워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 수도국 하수도 정비과 담당자는 “구매 신청을 한 사람이 100명을 넘어서는 등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단순 기능을 넘어 디자인이 가미된 맨홀 뚜껑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한편 일부 마니아층에서는 맨홀 뚜껑을 모아 정기적인 전시회 등의 이벤트를 열며 정보를 교환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고 전해진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아사히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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