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빈민가 현실을 보고 '소셜 벤처' 창업한 청년

이지웅 업드림코리아 대표 / 청년 16명 사회적 기업 스타트

 



빈민가의 가난한 아이들이 돼지들과 함께 쓰레기를 주워 먹고 있었다. “같은 인간인데 왜 누구는 누리고 살고, 누군가는 길가의 쓰레기를 주워 먹으며 살아야 하는 거지?” 인도를 여행하던 한국 청년은 그날 이후 인생의 진로가 바뀌었다.  

이지웅(사진) 업드림코리아 대표 이야기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일까?”  대학교 4학년, 졸업을 2개월 앞둔 시점.  그는 진정으로 행복을 찾기 위해 1년간 세계여행을 떠났다. 

인도 여행 중 배낭을 메고 걷다가 돼지가 뛰어다니는 장면을 보게 된다. 곧이어 아이들과 돼지가 뒤섞여 생활하는 충격적인 광경을 보고 분노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분노였던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이 날의 충격을 잊지 않고 창업을 통해 그들을 도우리라 결심했다.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지난 2013년 11월 청년 16명이 만든 소셜 모임에서 주식회사 업드림코리아가 시작됐다.





◈하나의 회사, 두 개의 브랜드 <‘딜럽 (D’LUV)’ 과 ‘산들산들’>

트랜디한 기부 패션 

봉사 모임에서 비롯된 업드림코리아는 지난 2016년 10월 법인전환 이후 주식회사로 성장했다. 국내와 캄보디아 해외봉사 등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인도에서 마주한 빈민가 아동들을 후원하고자 지난 2015년 ‘딜럽(D’LUV)’이란 스트릿 패션 브랜드를 설립했다. 

저소득층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토대로 디자이너가 패턴을 만든다. 딜럽은 그 패턴을 패션에 접목시켜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캄보디아 아이들의 그림이 훌륭한 패션 아이템으로

“캄보디아는 UN 기준 가장 빈곤한 나라 중 하나이며, 아프리카보다도 GDP가 낮습니다.”
이 대표가 특별히 캄보디아를 후원하는 이유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그는 “캄보디아 취약계층 아동들이 빈곤을 겪는 이유가 ‘교육의 부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남자가 생리대를 만드는 건 무슨 소리? 

“’산들산들’은 지난 2015년 가을, 저와 같은 한부모가정 자녀들을 상담하다가 떠올린 아이디어입니다. 가난한 아이들에게는 생리대 가격도 경제적인 부담이라는 말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그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생리대를 기부하고 싶었다. 착한 생리대 ‘산들산들’은 소비자가 생리대 한 팩을 구매하면, 동일제품 한 팩이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기부되는 방식이다. 생리대는 중국 공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생리 관련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산들산들’은 영상 전문 SNS 채널 ‘씨리얼’과 협업해 생리 관련 교육 영상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산들산들’은 단순히 생리대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를 바꾸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고 답했다.

요즘 생리대 파동이 큰 문제인데……

이 질문에 관하여 이 대표는 생리대 관련 안전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장 측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답변이 왔으나 한국 기준으로 다시 검사를 실행하고 있기에 약 3개월 정도가 걸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원래 출시예정일이 오는 10월 24일이었으나 검사 결과에 따라 12월에서 3월 사이로 출시 예정일이 변경되었다. 

㈜업드림코리아로 인해 어떤 변화가 생겼나? 

딜럽 수익금으로 캄보디아에 학교 한 채와 집 세 채를 지었다. 순수익의 최대 40%를 기부하고, 매출액의 10%를 기부금으로 책정한다.

아직 순수익이 거의 없다

업드림코리아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약 6000~7000만 원이다. 이 중 딜럽의 매출액은 약 2800-3000만 원 선이며 두타 편집샵 매장 운영, 단체 의류를 만드는 블랙독어패럴과 같은 여러 가지 프로젝트로 매출액을 창출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수익보다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이 많아 늘 적자를 기록한다고 한다. 하지만 회사 설립 취지를 살려 기부는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수익이 얼마나 되냐는 질문에 그는 “작년에는 순수익이 거의 없었고 기부금이 훨씬 컸으며, 따라서 순이익의 100%를 기부한 셈”이라고 대답했다.  

 “더욱 많은 분들께서 딜럽과 함께 해주셔야 저희가 BEP(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 드립니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

“아무래도 제조업 기반이다 보니 자본력이 부족한 게 가장 아쉽습니다. 많은 투자회사가 소셜벤처나 사회적기업에 투자하기를 꺼립니다. 회사는 수익이 나야 하는데 소셜벤처는 수익을 내면서도 사회적 과업을 달성해야 하니 일반 경영보다 훨씬 어려운 부분이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가는 이러한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극복해내야 합니다.” 

 



소셜벤처와 사회적 기업으로서 가장 중요한 경영 가치 

소셜벤처와 사회적 기업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회적 과업을 잊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사업을 하다 보면 ‘돈을 쉽게 버는 방법’이 보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소셜 미션’을 잃은 소셜벤처와 사회적 기업은 심장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

“디자인적으로 예쁘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첫 번째 목표입니다. 두 번째 목표는 수익금으로 아이들을 돕는 겁니다.

결국, 아이들을 돕는 것도, 기부하는 것도 모두 여러분입니다. 많은 분이 ‘딜럽’과 ‘산들산들’의 진심에 함께하고 제품을 널리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0년을 이어가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이 멋지고 든든한 마니아가 되어주세요.”

김다슬 인턴 social@segye.com

<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