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법조인協 "금감원 채용비리 판결, 로스쿨 개혁 계기 돼야"

 금융감독원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비리를 저지른 금감원 고위간부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법조계에서 “로스쿨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류승우 판사는 13일 임영호 전 의원의 아들인 변호사를 특혜로 채용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된 김수일 금감원 부원장에게 징역 1년, 이상구 전 금감원 부원장보에게 징역 10월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이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을 들어 두 사람을 법정구속하진 않았다.

 김 부원장과 이 전 부원장보는 2014년 6월 금감원이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경력직원을 뽑는 과정에서 서류전형 기준을 임의로 변경해 로스쿨 출신인 지원자 임모씨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임씨의 아버지인 임 전 의원은 최수현 전 금감원장과 행정고시 동기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선 김 부원장 등이 임씨 합격을 위한 ‘시뮬레이션’까지 해가며 그에게 불리한 평가항목을 삭제하고 유리하게 배점을 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법시험 합격자와 로스쿨 출신을 따로 선발하도록 전형방식을 바꾸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검찰은 전했다.

 류 판사는 판결문에서 “채용평가 기준을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어느 조직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더욱이 금융을 검사·감독하는 금감원에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은 우리나라 금융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 직후 대한법조인협회(회장 최건 변호사)는 성명을 내 로스쿨 개혁을 촉구했다. 대한법조인협회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변호사들이 회원인 단체다.

 대한법조인협회는 “풍문으로만 돌던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 대한 채용비리가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었음을 확인해주는 것”이라며 “로스쿨 수료자의 취업 청탁 및 불법 취업이 우리나라 최고 금융기관 중 하나인 금감원에서 발생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당국의 엄격한 감독을 받는 기관에서도 불법 취업 문제가 발생했다면 감독의 정도가 그보다 낮은 공기업 및 정부기관, 대형 법무법인, 사기업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불법 및 특혜 취업이 있었을지 예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법조인협회는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사법개혁의 과제 중 하나는 로스쿨 제도의 개혁”이라며 “로스쿨 제도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불공정과 반칙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적폐청산”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