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9-13 23:52:14
기사수정 2017-09-13 23:52:14
경찰이 아이만 내리고 아이의 어머니는 미처 하차하지 못해 논란에 휩싸인 '240번 버스' 운전기사를 불러 면담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광진경찰서는 240번 버스 운전기사 A(60)씨를 전날 오후 경찰서로 불러 사건 발생 전말을 듣고 폐쇄회로(CC)-TV 내용 등을 파악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건대입구역 인근을 지나던 버스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내린 상태에서 미처 하차하지 못한 아이 엄마의 정차 요구를 운전기사가 무시한 채 출발했다는 내용의 글이 급속도로 퍼졌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상에서 계속 논란이 퍼지고 있어 자초지종을 확인해보려는 목적에서 운전기사와 면담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면담을 끝내고 이번 논란을 처음 보도한 인터넷 언론을 고소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실제로 A 씨는 자신에게 직접 취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사를 작성한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 씨가 지금까지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이나 고발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전날 문제가 불거지자 버스 운행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회사 측이 도의적 차원에서 어머니와 시민 등에게 심려를 끼친 데 사과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밝혀왔다"면서 "운전기사가 개인적으로 사과할 마음이 없다는 등의 내용은 전해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일 회사와 운전사 측에 사과 의향이 있는지 재차 확인해볼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앞서 전날 설명자료를 통해 "버스 기사가 아이 어머니에게 사과할 예정이고, 버스업체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시민들께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하게 버스 운행을 관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버스 회사에 따르면 당일 240번 버스 CCTV 영상 확인 결과, 정류장에서 버스 문이 한 차례 열려 사람들이 내린 뒤 닫히려던 순간 누군가 하차문 계단에 서 있어 문이 다시 열렸고, 이때 아이가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 어머니는 버스가 출발한 지 10초가량 지나 운전기사에게 정차를 요구했지만, 당시 버스는 이미 4차로에서 3차로로 들어선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운전기사도 어쩔 수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운전기사를 옹호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버스 CCTV에는 이런 정황이 담겨 있지만, 아이 어머니는 영상 공개를 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