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 빚이 올해 2분기(4∼6월) 매달 평균 10조원 가량 늘어났다.
한국은행은 가계신용 잔액이 지난 6월 말 기준 1388조3000억원(잠정치)으로, 2분기 동안 29조2000억원(2.1%) 늘었다고 밝혔다.
가계신용 잔액은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합산한 금액이다. 가계부채는 장기적으로 민간소비를 위축하고, 금융 안정을 훼손할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평가된다.
2분기 가계부채 증가액은 1분기(16조6000억원) 대비 12조6000억원 늘었지만, 지난해 2분기(33조9000억원)보다는 4조7000억원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증가액은 45조8000억원이다. 가계부채가 이례적으로 폭증한 작년보다 약간 축소됐지만, 급증세는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가계부채 증가액 45조8000억원
저금리 장기화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서울 등 일부 지역 부동산시장 호조가 부채 증가를 이끌었다는 의견도 있다.
6.19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7월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돼 그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타기 수요'도 더러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계신용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계대출 잔액은 1313조4000억원으로, 3개월 사이 27조3000억원(2.1%) 늘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12조원 늘었다. 증가 규모가 1분기 1조1000억원에서 대폭 확대했지만 작년 2분기(17조4000억원)에 비해서는 5조4000억원 축소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6조3000억원이 늘면서, 증가폭이 1분기 6000억원에서 껑충 뛰었다.
예금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액은 5조700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나온 2006년 이후 사상 최대로 파악됐다. 종전에는 2008년 2분기(5조3000억원)가 가장 많았다.
◆빚 내어 집 사고 차 사는 게 당연한 대한민국?
상호금융,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04조9000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30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2분기 증가액은 6조3000억원으로 1분기(7조4000억원)보다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상호금융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등 위험 관리 강화 등으로 증가 폭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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