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9-14 18:32:24
기사수정 2017-09-14 20:50:44
여야,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 양승태 원장 임기 24일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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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2일차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의 질의를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있다. |
여야는 14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문제를 논의했으나 협상은 진통을 거듭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상정이 무산됐고,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여야가 추가 일정에 합의하지 않는 한 다음 본회의는 오는 28일 열리게 되는데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는 나흘 앞선 24일까지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간사 회동을 갖고 김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어 ‘적격’이라는 입장이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은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보고서 채택 자체가 필요없다고 맞섰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적격·부적격 의견을 병기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인준 절차에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거쳐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부결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당을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의 사과가 없으면, 김 후보자 인준을 위한 의사일정 협의에 응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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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취업박람회서 만난 여야 원내대표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오른쪽)가 14일 국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국회 취업박람회’에 참석해 야당 원내대표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바른정당 주호영·국민의당 김동철·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우 원내대표. 서상배 선임기자 |
대법원장 인준안 처리가 불투명해지자, 민주당은 8개월째 공석인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공백 사태까지 발생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며 현 대법원장 임기만료 전에 반드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의 공백을 국회가 만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보고서 채택에 어려움이 생기면, 다음주 중에는 반드시 할 수 있도록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 여부와 맞물려 있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도 장기화할 조짐이다. 국회는 이날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청문보고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송부했다. 청문보고서가 송부된 직후부터 박 후보자를 장관직에 임명할 수 있지만, 청와대는 결정을 유보했다. 박 후보자 임명 시 예상되는 야당의 반발과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공직 후보자 임명을 보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