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평균 사교육비가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과목별로는 영어·수학 같은 교과과정 보다 예체능 사교육비가 많이 늘었다.
최근 교육부와 통계청은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두 기관이 지난해 5·9월 전국 1483개 초·중·고교 학부모 4만3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 따르면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25만6000원으로, 2015년 보다 1만2000원(4.8%) 늘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이 같은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고, 증가폭 역시 가장 컸다.
1인당 사교육비는 2012년 23만6000원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사교육비가 1인당 월 20만원대로 나타난 것은 조사 대상 가운데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의 지출액을 '0원'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지출만 평균 내보면 37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2만3000원(6.4%) 늘었다.
◆예체능 사교육비 2007년 이후 꾸준히 증가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24만1000원으로, 1년동안 4.5%, 고등학생이 26만2000원으로 10.9% 늘었다. 이에 비해 중학생 사교육비는 27만5000원으로 0.1% 줄어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교과 사교육비는 평균 19만1000원으로 0.6%(1000원) 증가한 데 비해, 예체능 사교육비는 6만3000원으로 19.5%(1만원) 늘어 증가폭이 컸다.
교과별로는 영어(1.7%↓)와 수학(0.7%↓)에 쓴 돈은 줄고 국어(8.0%↑)와 사회·과학(8.5%↑)에 들인 돈은 늘었다. 예체능 가운데서는 음악(20.8%↑)과 체육(19.3%↑) 사교육비가 큰 폭으로 늘었다.
교육부는 "월 평균 예체능 사교육비는 2007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라며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가치관이 바뀌면서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기 위한 예체능 교육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 사교육비는 18조1000여억원으로, 2015년(17조8000억원)보다 약 2300억원(1.3%) 늘었다.
총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은 2008∼2009년(20조9000억→21조6000억원) 이후 7년 만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교육비 총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초·중·고교생 수도 전년 대비 3.4% 줄었다.
이에 대해 교육당국은 학원비 상승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학원·보습교육 물가상승률(2.3%)까지 고려한 실질 사교육비는 17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고 전했다.
◆체육 사교육비, 음악·미술보다 더 많이 들어
명목 사교육비를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초등학교가 7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고등학교가 5조5000억원으로 8.7% 늘었다. 중학교는 4조8000억원으로 8.2% 줄었다.
특히 중학교 사교육비 총액이 고교 사교육비 밑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저출산으로 중학생 숫자도 적었던 데다, 지난해부터 전면 실시된 자유학기제 등의 영향으로 중학생 사교육비가 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교육당국은 분석했다.
교과 사교육비는 1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00억원(2.8%) 줄었다. 이에 비해 예체능•기타 사교육비는 4조6000억원으로 6000억원(15.6%) 늘어 총 사교육비 증가세를 이끌었다.
과목별로 보면 교과 가운데는 영어 사교육비가 5조5000억원(비율 41.1%), 수학이 5조4000억원(39.7%)으로 가장 컸다.
예체능 가운데서는 체육(1조7000억원·38.4%)이 음악(1조6000억원·36.3%)이나 미술(7000억원·16.4%) 보다 사교육비가 많이 들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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