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법과 원칙에 위배되는 사립유치원 요구 못 들어줘"

사립유치원 집단휴원 강행 관련 교육부 일문일답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 철회 취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오는 18일과 25∼29일 집단휴업 철회를 번복한 것과 관련, 교육부는 휴업 참가 유치원에 최대 유치원 폐쇄 등의 강력한 행·재정 조치를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16일 오후 2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유총 지도부가 그간의 협의 노력과 상호 공감을 뒤로한 채 다시금 불법 집단휴원을 강행하기로 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다음은 박 차관과 신익현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과의 일문일답.

-사립유치원들이 집단휴업 강행할 경우 제재 기준은 무엇인지.

“일단 집단휴업에 참여하는 모든 유치원을 예외 없이 제재할 것이다. 1차와 2차 집단휴업이 예고돼 있는데, 적극적으로 가담한 정도를 토대로 제재한다. 징계 권한이 시도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에 내일 시도교육청들과 협의를 해서 바로 월요일 휴업에 가담한 유치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시도별 돌봄체계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대안이 있나.

“돌봄서비스에 대한 신청이 부족하다고 알고 있는데, 그 부분은 더 홍보해 나갈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대책반을 운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현재 17개 시도 중 7개 시도는 휴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협의된 것으로 들었다. 대전, 울산, 충남, 대구, 경북, 광주, 세종 등이다. 나머지 10개 시도 중 휴업에 참여하는 사립유치원 중에서도 최소한의 돌봄은 하겠다고 한 곳들이 있다. 그 외의 사립유치원들이 휴업할 경우 국공립유치원과 초등병설유치원, 기타 교육청 모든 인프라를 총동원해서 돌봄서비스를 신청하면 모두 다 받게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그 수용 인원이 여유가 있을 정도로 신청률이 저조하지만 오늘 내일 중 상황 변화가 있으면 수요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한유총이 처음 제시한 안에는 바우처 지급 등 직접적인 재정지원방안과 설립자 재산 보존안 등이 있었는데 어제 교육부가 발표한 합의안에는 그 내용이 없었는데.

“어제 말한 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한유총과 대화를 했다는 것. 그 안에 지급방식에 관한 것도 포함돼 있었다. 한유총 측은 시기와 방법을 구체화해달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저희는 사립유치원 경영자만을 대상으로 정책을 펼 수 없다. 사립유치원에 세금이 지원되고, 아이들과 학부모들도 있기 때문이다. 사립유치원 경영자에게 직접 지원이 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건 수용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을 토대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고간 것이다.”

-어제 한유총과의 합의 발표 이후 상황을 간략히 말해 달라.

“저희 쪽에는 별도의 통보가 없었다. 휴업 번복도 언론 기사 통해 확인했다.”

-어제는 이런 상황 예상 못 했나.

“예상하고 싶지 않았다. 저희는 오는 18일 상황에 대비해 지난 목요일까지 준비 체제를 마쳤다. 어제 큰 틀에서 합의하고 대화를 해 하나씩 해결해나가려 했는데, 국민들이 보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반복되는 것 같다.”

-사립유치원들과 다시 만나 대화할 용의가 있나.

“사립유치원에 계신 분들도 당연히 교육자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대화는 계속 이어갈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켜야 하는 선은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침해가 되는 부분은 단호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