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은행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대출은 38.7%이고, 금융채를 비롯한 시장금리 등에 연동한 변동금리 대출은 61.3%였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6월보다 1.7% 포인트 높아졌고, 올해 1월(61.4%) 이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분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 변동금리 대출은 59.5%로, 2015년 3분기(64.1%)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2분기에도 59.3%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작년에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50.7%(평균)에 그쳤다.
◆변동금리 비중 급증
기업대출에서도 변동금리가 늘어나긴 마찬가지다.
2분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68.7%로, 2009년 4분기(68.9%) 이후 7년6개월 만에 최고로 집계됐다.
7월에도 68.0%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올해 변동금리 대출이 늘어난 것은 은행의 영업 전략과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금리 상승기에 맞춰 변동금리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데 공을 들였기 때문이라는 것.
◆금리 빠르게 오르면 저소득층·중소기업 이자 부담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3월과 6월 정책금리를 올리는 등 점진적인 인상 기조를 띠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도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경우 통화정책의 완화 수준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슬쩍 내비치기도 했다.
이럴 경우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변동금리 대출을 통해 더 많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만약 금리가 빠르게 오를 경우 가계와 기업이 힘겨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소득•저신용층 등 취약가구와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금리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변동금리 대출로 차주(借主)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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