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직행 티켓 걸린 운명의 ‘단군매치’

KIA·두산, 22일 사실상 정규리그 1위 결정전 호랑이와 곰은 단군신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친숙하다. 그래서인지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을 팬들은 ‘단군매치’라고 부르곤 한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이 두 팀이 선두경쟁을 벌여 단군매치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제 그 정점이 눈앞에 다가왔다. 바로 2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와 두산이 올 시즌 마지막 격전을 치른다.
헥터 노에시(왼쪽), 장원준

이번 단군매치는 사실상 한국시리즈 직행티켓이 걸린 KBO리그 정규리그 1위 결정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1일 현재 선두 KIA는 81승1무53패(승률 0.604)로 80승3무55패(0.593)인 2위 두산에 1.5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이번 맞대결에서 KIA가 승리한다면 2.5경기 차로 달아나지만 두산이 이긴다면 0.5경기 차로 줄어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된다. 특히 두 팀은 올 시즌 7승1무7패로 상대 전적에서도 호각세다. 만에 하나 승률이 같을 경우 상대전적으로 최종 순위가 가려진다는 점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다. 더구나 누가 1위가 되든지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을야구를 앞두고 기선을 제압할 필요가 있다.

사실 8월1일까지만 해도 KIA는 당시 3위인 두산에 9경기나 앞서가고 있었다. 오히려 4.5경기 차로 추격하던 NC를 경계하고 있었다. 하지만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두산의 저력이 살아나면서 KIA는 8월29일 1.5경기 차로 두산에 따라잡히며 첫 위기를 맞았었다. KIA는 8월 30일과 31일 열린 두산과의 광주 2연전을 모두 승리하며 이 위기를 넘겼다. 이번에도 그 기억을 되살려 다시 선두 굳히기에 들어가겠다는 각오다. 특히 KIA는 잔여경기가 9경기로 6경기인 두산보다 많아 두산이 추격해도 도망갈 기회가 있다는 심리적 여유가 있다. 하지만 두산은 적은 경기 수로 투수 운용과 체력 관리가 유리해 남은 경기 총력전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 KIA보다 좋은 조건이다.
김기태 감독(왼쪽), 김태형 감독.

김기태 KIA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번 마지막 맞대결 만큼은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당장 선발 투수만 봐도 작정한 듯 에이스들이 출격한다. KIA는 올 시즌 18승(4패)을 올리며 팀 동료 양현종과 함께 다승 공동선두를 달리는 헥터 노에시를 마운드에 올렸다. 두산 역시 승수는 12승(9패)이지만 후반기 실질적 팀내 에이스 역할을 한 장원준(32)이 나선다. 헥터는 두산전 4경기 등판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 3.24로 곰이 재주를 부릴 기회를 주지 않았다. 장원준 역시 KIA 상대 3경기 전승에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하며 호랑이 사냥꾼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에이스들의 기를 살려줄 타력 지원이다. 올 시즌 상대타율에서는 두산이 0.304로 0.275의 KIA에 비해 앞서지만 득점권 타율에서는 KIA가 0.352로 0.311인 두산보다 앞섰다.

특히 KIA는 최형우와 김선빈이 장원준을 상대로 9타수 4안타(0.571)와 8타수 4안타(0.500)로 강한 모습을 보여 기대감이 높다. 반면 두산은 박건우가 헥터를 상대로 9타수 7안타(0.778)의 맹타를 휘둘렀고 양의지 역시 7타수 4안타(0.571)로 강한 면모를 보여 요주의 대상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