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으로 옥살이까지 한 20대 남성이 출소후 짝사랑 여성이 있는 곳을 집요하게 추적한 끝에 알아내 여성의 아버지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남성은 짝사랑 여성이 사는 곳을 알기 위해 9개월여 동안 피해 여성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현미경 보듯이 들여다 본 끝에 우연하게 올린 사진 1장을 통해 목적을 이뤘다.
23일 전북지방경찰청은 경남 창원에 사는 김모(21)씨를 살인미수와 살인예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22일 오후 5시 20분쯤 전주 모처에서 짝사랑하던 A(여)씨의 아버지(50)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아버지는 배 등에 심한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 직원들에게 붙잡힌 김씨는 "A씨가 연락을 끊고 만나주지 않아 홧김에 직장에 찾아갔는데 직원이 나를 무시해서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15년 1월 게임을 하면서 알게된 A씨에 만남을 제안했지만 거절 당했다.
김씨는 A씨의 SNS에까지 등장해 만나 달라고 졸랐고 또 거절당하자 모욕적인 험담까지 했다.
김씨의 집요한 스토킹에 시달리다 못한 A씨는 김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징역 10개월을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 1월 출소했다.
복수에 눈이 먼 김씨는 A씨 거주지를 알아내기 위해 A씨가 SNS에 올린 가족·친구와 찍은 사진을 분석, 전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2월 거주지를 아예 전주로 옮긴 김씨는 공사장 일용직으로 돈을 벌고 모텔에서 잠을 자면서 A씨의 직장과 집 주소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계속해서 A씨의 SNS를 확인하던 김씨는 A씨가 전주 시내 한 사무실에서 우연히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발견했다.
이 사진 배경을 알기 위해 김씨는 포털사이트 카페 등에 "여기가 어디일까요?"라는 제목으로 올려 누리꾼 의견을 구했다.
마침내 사무실 위치를 알아낸 김씨는 흉기와 둔기, 장갑 등을 챙겨 그 곳을 찾아갔다.
하지만 김씨가 간 곳을 A씨 근무처가 아닌 아버지 사무실이었다. A씨가 아버지 사무실을 찾았다가 별생각없이 찍은 사진을 김씨가 A씨 사무실로 오인한 것.
김씨의 집요함에 몸서리 쳤던 A씨는 '혹시나 김씨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이달 초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바 있다.
이런 점을 살핀 경찰은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면서 A씨 신변보호에도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