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법관 평가, 법관 인사에 반영해야"…도입 신중론도

'막말 판사 방지' 법원조직법 개정안 찬반 팽팽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한 장면.
“법관 인사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사건을 수행한 변호사가 해당 법관을 평가한 결과를 인사에 반영할 필요가 있고 이를 법제화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임태호 광주지방변호사회 법관 평가 위원)

“외부 평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무조건적이거나 성급한 도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윤태영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21일 국민의당 김경진·이용주 의원실과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주최로 열린 ‘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일명 ‘막말 판사’를 방지하기 위해 변협의 법관 평가를 활용하는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지난달 8일 김경진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이 개정안은 대법원 법관인사위원회의 법관 인사 심의와 대법원장의 법관 연임·보직·전보 등 인사 관리에 변협의 법관 평가 결과를 의무적으로 반영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상 법원 외부에서 막말 판사를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서울지방변호사회가 2008년 법관 평가를 시작했고, 나머지 13개 지방변호사회도 뒤이어 법관 평가에 나섰다. 평가 항목은 △공정(30점) △품위·친절(20점) △신속·적정(20점) △직무 능력·직무 성실(30점)로 이뤄져 있으며, 평가 등급은 △매우 우수(10점) △우수(8점) △보통(6점) △미흡(4점) △매우 미흡(2점)의 5단계로 세분화돼 있다. 변협은 2015년부터 이들 법관 평가 결과를 집계해 관리해 오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광주지방변호사회 법관 평가 위원인 임태호 변호사는 “법관의 재판정에서의 업무 수행과 판결문의 공평·타당성을 가장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변호사”라며 “변호사 단체의 법관 평가 결과를 인사에 반영하게 되면 사법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관 입장에서도 판결의 자율성을 보다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변호사는 특히 우리나라처럼 법관 연임 제도가 있는 미국 대부분의 주와 일본도 변호사 단체의 법관 평가 결과를 재임용에 반영해 인사의 공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변협 법관 평가 특위 위원인 강경철 변호사는 “법관 평가는 지방변호사회별로 참여율에 차이가 있고 모든 법관을 대상으로 할 수 없는 등의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며 “변협의 법관 평가를 법관 인사에 공식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정도의 법 개정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또 “법관 평가 결과에 따라 하위 평가를 받은 법관을 인사 조치할 때 수도권 이외 지방법원이나 그 지원으로 전보하게 되면 사법 서비스의 지역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태영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신중론을 폈다. 윤 교수는 “변호사의 법관 평가는 재판의 승패에 영향을 받고 불만을 갖는 사람이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법관 평가가 인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경우, 판사가 변호사와의 친분을 중시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