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사관 앞 소녀상 ‘공공조형물 1호’

종로구, 법적 보호 위해 지정 / 區 허가 없인 이전·철거 못해
서울 종로구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사진)을 ‘종로구 공공조형물 1호’로 지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그동안 불법 노상 적치물로 법의 테두리 밖에 있던 소녀상을 이제는 조례로 보호하는 것이다.

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하기 위해 ‘종로구 도시공간 예술 조례 개정안’을 발의해 지난 7월부터 시행했다.

조례에 따르면 공공시설에 설치하는 기념조형물, 상징조형물, 예술조형물 등은 도시공간예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공조형물로 지정할 수 있다. 구의 도시공간예술위원회 심의 없이는 소녀상의 이전·철거는 불가능하다.

그동안 구는 공공시설에 설치되는 조형물에 대한 규정이 없어 소녀상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도로법 시행령에 따르면 도로 점용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물건과 공작물은 전주·전선·수도관·주유소·철도·간판·현수막 등이며 조형물은 포함되지 않았다.

종로구는 개정안 시행 이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요청에 따라 평화의 소녀상 공공조형물 지정신청을 냈다. 평화의 소녀상은 정대협에서 유지·관리 업무를 맡는다. 소녀상은 2011년 일본에 위안부 피해 사과를 요구하는 수요집회 1000회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설치됐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