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조명한 BBC “세상에서 가장 힘든 시험”.. 고3 “한국 학생 12년 학창시절 수능 위해 보내”

19일 4분54초 분량의 영상 기사로 보도
출연한 고3 “똑같은 일상 반복이 가장 힘들어. 지친다”, “수능 성적밖에 없다” 넋두리
BBC 영상 기사 캡처

 

영국 공영방송 BBC가 전날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조명하면서 한국의 수험생을 두고 “세상에서 가장 힘든 시험을 봐야 한다”고 19일 보도했다.

 

BBC는 이날 오후 4분54초 분량의 관련 영상 기사를 올렸는데, 고3 셋이 수능 100일 전부터 당일까지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영상에 등장한 한 고3은 “한국 학생은 수능을 위해 12년간의 학창 시절을 보낸다”며 “한국의 ‘10 to 10’을 아느냐”고 물었다.

 

이어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학원에 있는 것을 말한다”며 “가장 힘든 것은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친다”고 넋두리까지 쏟아냈다.

 

다른 출연자는 “입시교육 자체가 ‘수능 못 보면 실패한 사람이 아닐까’, ‘내가 이 정도로 가치가 없는, 능력이 없는 사람인가’를 느끼게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그러나 수능 성적이 말해준다”며 “수능 성적밖에 없다”고 덧붙이면서 풀이 죽은 모습을 보였다.

 

BBC는 “한국의 고교생이 8시간 동안의 험난한 ‘마라톤 시험’인 수능에 응시했다”며 “대학 배정, 직업 및 미래 등을 보장받기 위해 수능을 잘 치러야 한다는 생각 탓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BBC 서울 특파원인 로라 비커는 수능 당일 응시장에 들어서는 수험생·학부모, 경찰차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소개하면서 “경찰이 시험을 치르는 학생을 위해 도로를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나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험생이 입장할 때 볼 수 있는 응원은 없지만, 많은 이들이 작은 행운의 부적을 지니고 다닌다”고 부연했다.

 

비커 특파원은 지난 16일에도 트위터에 “수능 당일에는 비행기가 연착될 수 있다”며 “한국 젊은이에게 어려운 수능이 치러지고, 영어 듣기평가 시간에는 비행기가 착륙하지 않는다”고 알리기도 했다.

 

그는 전날 서울 용산고 앞에서 취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50여만명이 동일한 시간에 같은 시험을 치르는 독특한 풍경에 중국 관영 중앙(CC)TV 등 다른 외신 기자도 함께 나와 자녀 입장 후에도 학교 철문 앞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발길을 떼지 못하는 학부모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