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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새로운 기준)의 도래… 트럼프 정부의 기후정책 ‘유턴’ 지구온난화로 최근 100년 사이 지구의 해수면은 20㎝ 상승했다. 허리케인 등 폭풍의 공급 연료가 그만큼 풍부해진 것이다. 바닷물이 따뜻하고 바람의 속도가 빠를수록 허리케인이나 태풍은 점점 세력을 키우게 된다.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의 앤더스 레버만은 “물리학은 매우 명확하다”며 “허리케인은 바다의 열에서 파괴적인 에너지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식에는 미국 과학계도 동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구온난화와 자연재해 발생에 직접적인 관계는 확인된 게 없다. 과학적인 증거와 설명도 부족하다. 하지만 자연재해의 강도를 더하고 있다는 점은 공유되는 인식이다. 지구온난화가 허리케인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더라도 이러한 기후변화가 최소한 허리케인의 ‘몸집 키우기’엔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최소한 자연재해 피해를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인식은 여러 파장을 야기하고 있다. 당장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의 방침과는 달리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공식화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이 날씨의 ‘뉴 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지구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에 미국이 정반대의 행로를 보인다는 비판이다. 트럼프 정부는 빈번한 자연재해 발생은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발언의 강도가 예전처럼 강하지 못하다. 허리케인이 미국 일부 지역을 잇따라 강타하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최근 파리기후변화협정이 미국에 유리하게 수정되면 탈퇴 방침을 번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자연재해가 올해처럼 자주 발생하면 트럼프 정부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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