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쪽빛바다 가득 우주비행의 꿈

남도 끝 우주센터 전남 고흥 나로도 / 한적한 시골마을 나로도는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로 나뉜다 / 나로도 우주센터까지 가는 길, 아름다운 남해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실패의 연속이었다. 2009년 8월 대한민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하늘을 향해 발사됐다. 우리 기술이 접목된 우주발사체가 처음으로 우주로 비행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비행은 성공하지 못했다. 발사체 이상으로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2010년 6월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발사체는 이륙 후 2분여 지나 공중폭발하며 추락했다. 우주로 향하는 꿈도 추락하는 듯싶었다. 약 3년 후인 2013년 1월 3차 발사가 추진됐다. 나로과학위성을 실은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다시 한 번 화염을 내뿜었다. 수차례 실패 끝에 찾아온 성공이었다. 그동안 실패의 원인을 분석한 끝에 이뤄낸 성과였다. 외국의 기술을 빌린 우주발사체 제작을 이제는 우리 자력으로 이뤄내기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무인위성을 실은 발사체지만, 조만간 사람을 태운 유인위성을 한국에서 발사할 날이 올 것이다. 나아가 우주 관광이 시작된다면 그 출발지는 전남 고흥 외나로도다. 꿈이 현실이 되는 곳이다.

고흥에선 삼치를 회로 먹는다. 두툼하게 썰어 나온 삼치를 김과 묵은지에 싸서 먹으면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현대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우주선의 외형은 세라믹이다.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나갈 때 공기와 마찰로 수천도의 마찰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버티는 금속은 없다. 그래서 사용되는 것이 세라믹인데, 이것의 원형이 바로 유약 등을 발라 고온에서 깨지지 않게 구운 도자기다. 우주센터가 있는 고흥에 선조의 첨단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선다. 고흥에서 출토된 분청사기와 가마터의 유물 등을 전시하는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이 오는 31일 문을 연다. 이맘때 고흥에선 유자들이 노랗게 물들고 있다. 유자는 고흥의 대표 특산물로 전국 최고의 유자 생산량과 재배면적을 자랑한다. 또 삼치도 빼놓을 수 없다. 일제강점기 때 나로도항은 삼치의 어업전진기지였다. 날씨가 추워지면 삼치가 최고로 맛있을 때다. 삼치는 잡히자마자 죽는 급한 성격의 물고기지만 고흥에선 삼치를 회로 먹는다. 두툼하게 썰어 나온 삼치를 김과 묵은지에 싸서 먹으면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고흥=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