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스토리] “중력 6배를 버텨라”… 험난했던 최종관문

항공우주의료원 비행환경적응훈련 / 빠르게 회전하는 곤돌라서 중력 체험 / 압박 못 이기고 기절 하는 경우 적잖아 / 비행착각훈련·저산소 훈련 등 수료해야 전투기 비행은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동반한다. 그래서 조종사들은 비행 중 정신을 붙잡기 위해 늘 자신을 연마해야 하고 ‘제6기 국민조종사’도 비행환경적응훈련을 통과해야 했다.

지난달 27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공군의 항공우주의료원에서 국민조종사 선발의 최종관문인 비행환경적응훈련이 진행됐다. 베테랑 조종사들도 3년마다 찾는 곳이다. 이날 의료원에서는 조종사들이 일반적으로 노출되는 비행환경에 대한 실습교육이 진행됐다.
지난 9월 27일 국민조종사 후보자들이 충북 청주의 항공우주의료원에서 고공 저압 훈련을 받고 있다. 공군 제공

비행착각 훈련, 고공 저압(저산소) 훈련, 비상탈출 훈련 등도 수료해야 한다. 비행착각 훈련은 조종사들이 눈과 귀 등 신체가 전달하는 ‘제한된’ 균형 감각 정보가 아니라 계기장비에 의지해 조종하도록 고안한 훈련이다. 고공 저압 훈련장에선 조종사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2만5000피트(7620m) 고도에서 느끼는 신체 변화를 점검한다. 산소마스크를 떼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문장을 종이에 반복해 적거나 세자리 덧셈·뺄셈 등을 한다. 저산소증으로 뇌에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2∼4분이 지나면 글씨 쓰는 속도가 느려지고, 간단한 계산도 어려워진다.

항공우주의료원은 국내 유일의 비행환경적응훈련 기관으로 육군과 해군 공중근무자를 포함해 공군 조종사·민간인 조종사 등 연간 2500여명의 교육수료자를 배출하고 있다. 최근 국산항공기의 해외수출이 이어지면서 외국군 조종사에게도 훈련을 지원한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