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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1인시위자가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금에야 가볍고 편리한 시위 장비를 갖췄지만 처음에는 몸집만 한 헝겊의 네 귀퉁이에 동파이프를 덧대 팻말을 제작했다. 접을 수도 없는 팻말을 들고 출퇴근시간에 지하철로 국회와 청와대 앞을 오가다 보니 매순간 식은땀 범벅이었다. 초반에는 광화문광장 일정까지 소화했는데 엄청난 인파 앞에서 죄의식과 불안감은 더욱 가중됐다. 바람이 심할 때에는 고정이 잘 되지 않는 팻말을 붙잡고 날아가는 전단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기도 했다. 하지만 변함없는 의지를 지켜본 주변 시위자들이 팻말제작법과 시위하는 법 등을 전수해줬고, 다른 중독자는 물론 일반 시민까지 독려자가 조금씩 늘어갔다. 이에 조씨는 다시 흔들릴 뻔했던 의지를 붙잡을 수 있었다. 가장 기뻐하는 것은 역시 조씨의 가족들이다. 마찰과 반목, 심지어는 폭행으로 점철된 수십년을 뒤로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조씨에 대한 믿음이 싹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마약류 중독으로 수십년을 허비하면서 단약이 혼자만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을 알게 됐다”며 “이로 인해 신음하는 중독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맹목적인 죄의식을 탈피해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야할 때”라고 당당히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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