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예산 불용’ 변명만 늘어놓은 여가부

“한두 해도 아니고 몇 년 동안 20%씩 예산이 불용됐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경제로 치면 경제순환이 멈춰 있는 상태인 거죠.”

한 예산 전문가의 진단이다.

세계일보는 지난 30일 ‘있는 돈도 안 쓰는 아이돌봄 서비스’라는 제목으로 서비스 운영의 문제점을 보도했다. 대기가 길어 ‘하늘의 별 따기’, ‘로또’라는 부모들의 푸념이 나올 때마다 예산의 한계를 들먹였던 정부가 사실은 매년 20%씩 시간제 돌봄 예산을 남겼고 4년 동안 수백억원을 들여 신규 아이돌보미 1만8000명을 양성했는데도 정작 늘어난 인원은 3000명에 불과하다는 내용이었다.

여기까지 들은 전문가는 “예산은 각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 시스템이 정지한다”며 “아무래도 돌보미 단가(시급)나 처우에 문제가 생겨 인력 공급이 안 되고 결국 서비스 제공도 원활히 되지 않는 모양”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속속들이 알지 않아도 예결산 현황과 몇 가지 통계만 알면 내릴 수 있는 진단이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사업을 수행하는 여성가족부는 기사가 나간 다음날 설명자료를 배포했는데, 그걸 읽다보니 요즘말로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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