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지진 감지땐 진도 따라 신속 경보… ‘특별한 기술’ 들어간다

(16) 대우건설 ‘경주 현곡 푸르지오’ 아파트
집은 살기 편하고 안전해야 한다. 건설사도 이 같은 거주민의 요구에 부응해 최근 짓는 아파트 등에 안전·편의성을 보강한 첨단 정보기술(IT)을 속속 접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우건설의 행보가 특히 눈에 띈다. 대우건설은 다른 건설사보다 앞선 2016년부터 홈 사물인터넷(IoT)을 자사 브랜드 아파트 ‘푸르지오’에 적용해 왔으며, 건설현장의 시공 및 안전관리에도 IT를 융합한 스마트 건설 기술을 도입했다. 건설과 IT의 융합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건설업계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우건설의 노력을 들여다본다.


지난달 30일 KTX 신경주역에서 자동차로 20여분 달려 도착한 경북 경주시 현곡면 대우건설 ‘경주 현곡 2차 푸르지오’ 건설 현장은 15개동의 아파트가 각각 층고를 올리며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경주 현곡지구는 개발면적 35만㎡, 약 4500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급 주거단지로 꾸며지는 중이다. 바로 옆에는 지난해 완판돼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1차 단지가 위용을 자랑하며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었다.

매머드급 ‘푸르지오’ 브랜드 단지라는 명성 외에 이들 아파트에는 특별한 기술 하나가 더 보태졌다. 대우건설은 1,2차 단지 아파트 지하 전기실 바닥에 ‘스마트 지진감지 경보 시스템’을 설치했다. 스마트 지진감지 경보시스템은 스마트 지진계를 설치해 지진발생 시 입주민에게 지진대응 행동요령을 신속하게 알려주는 기술이다.

특히 이 시스템은 지진강도에 따라 약진과 강진으로 감지가 가능하고, 각각의 강도에 따라 다른 운영시스템을 갖췄다. 예를 들어 진도3(Ⅲ)∼4(Ⅳ) 단계의 지진이 발생하면 입주민에게 알림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진도5(Ⅴ) 이상이면 다르다. 우선 엘리베이터가 가까운 층에 자동 정지하거나 1층으로 이동한 뒤 출입문을 자동으로 연다. 또 단지에는 즉시 대피를 유도하는 안내방송이 송출된다. 재난 상황 및 피난 경로 등을 방송하는 것이다.

집 안의 월패드도 동작을 시작한다. 지진 발생 관련 돌출(Pop-up) 알림이 뜨고, 지진관련 행동요령이 소개된다. 만일 세대 내에서 피해가 발생해 입주민이 구조 요청 버튼을 누를 경우 관리실과 경비실 등으로 바로 연락된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작업도 동시에 진행된다. 스마트 경보 시스템은 화재에 대비해 각 세대의 가스밸브를 자동 차단하고 보일러를 끈다. 또 주민의 원활한 대피를 위해 세대 내 전등이 자동으로 켜진다. 집 안팎에 있는 입주자에게 문자도 보내준다. 원활한 대피를 위해 1층, 지하층 공동현관과 주차 차단기가 자동으로 오픈된다.

대우건설이 2개 단지에 이 같은 시스템을 넣은 이유는 지난해 9월 발생한 경주 지진 때문이다. 당시 경주에는 진도6(Ⅵ)에 해당하는 국내 관측 이래 최강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한달 전에 분양을 시작했던 현곡 2차 푸르지오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 단지는 경주 지역에서 오랜만에 분양한 푸르지오 단지인 데다 입지가 뛰어나 1차 단지가 석달 만에 분양을 완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2차 단지는 현재 공사 중인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구간에 신설되는 나원역(가칭, 2018년 예정)과 가깝고, 경주 중심생활권과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인근에 개발 호재도 많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아파트라도 지진에 대한 공포는 이길 수 없었다. 대우건설이 바로 해결책을 찾았다. 산하 기술연구소에서 관련 기술을 총망라해 지난 3월 스마트 경보시스템을 완성했고, 2차는 물론 이미 분양이 끝난 1차까지 함께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다시 수요자는 2차 단지 모델하우스를 찾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꾸준히 계약률을 높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모두 완판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김완종 경주 현곡2차 푸르지오 현장소장은 “지진 및 안전에 대한 입주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안전하고 편안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하여 스마트 지진감지 경보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며 “향후에도 IoT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푸르지오만의 차별화된 상품으로 국내 주거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