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11-09 21:11:07
기사수정 2017-11-09 21:11:07
한국, GMT 다섯번째 반사경 제작에 참여
1000억원 투자하고 매년 1개월 독점 사용
한국천문연구원은 지난 6일 세계 최대 규모인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의 다섯번째 반사경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GMT는 지름 8.4m의 거울 7개를 연결한 25m 반사경으로 빛을 모으는 초대형 망원경이다. 이 망원경의 건설에 우리나라도 참여하고 있다.
망원경의 성능은 빛을 모으는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빛을 모으는 능력은 망원경에 설치된 오목거울의 크기에 달려 있다. 우리 눈의 동공 최대 지름은 7㎜ 정도이다. 우리 눈보다 지름이 1000배 큰 7m 거울은 100만배 넓은 면적으로 빛을 모을 수 있다. 그만큼 어두운 천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망원경을 설치하는 위치는 크게 우주와 지상으로 나눌 수 있다. 우주망원경은 인공위성처럼 지구 밖에서 우주를 관측한다. 하지만 지상 망원경보다 수십배 이상 제작비용이 들고 쉽게 수리를 할 수 없어 수명도 한정돼 있다. 지상에서 관측이 불가능한 감마선이나 X선, 자외선, 적외선은 우주망원경으로만 관측이 가능하다.
가시광선을 관측하는 광학망원경은 우주와 지상에 모두 설치가 가능하다. 1990년에 발사된 허블우주망원경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망원경 중 하나다. 허블은 우주왕복선을 이용한 수차례의 수리로 그 수명이 지금까지 연장됐다. 허블을 이을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지름 6m짜리 제임스 웹 망원경이 1~2년 이내에 발사될 예정이다.
지상에 대형망원경을 설치하는 데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반사경을 크게 만들려면 중력에 의한 휨을 막기 위해 두꺼워져야 하는데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 1980년대 이후 반사경을 얇고 가볍게 만드는 대신 중력에 의한 휨을 보정해 주는 능동광학 기술이 개발돼 8m급 망원경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다. 대기에 의한 빛의 흔들림이다. 빛은 밀도가 다른 대기층을 통과하며 굴절된다. 별이 반짝이는 것은 이 때문이며, 높은 산에 망원경을 설치하는 것도 대기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1990년대 들어서 흔들리는 빛을 보정해 주는 적응광학시스템이 개발됐다. 기술의 진보로 우수한 성능의 지상 망원경 제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가장 큰 광학망원경은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의 해발 2400m에 건설된 카나리아대형망원경(GTC)이다. 2007년에 첫 관측을 시작한 이 망원경은 36개의 육각형 거울로 구성된 지름 10.4m의 반사경으로 빛을 모은다. 하나의 거울로 이뤄진 망원경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지름 8.2m짜리 유럽 남천문대의 VLT(Very Large Telescope)이다. 4대의 망원경이 한 쌍으로 이뤄졌는데, 4대가 함께 작동할 때는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GMT는 2026년 최종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망원경이 설치될 곳은 칠레 아타카마사막의 해발 2500m 라스 캄파나스산 정상 부근이다. 전체 건설 예산은 1조원 정도로 우리나라는 10%인 1000억원 정도를 투자하고 매년 1개월의 독점사용권을 갖는다.
허블이 관측한 가장 먼 거리는 약 134억광년이었다. GMT의 성능은 허블의 10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GMT는 허블로 보지 못한 더 멀고 더 오래된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