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레나강을 가다] 4000㎞ 긴 물길 따라 삶이 흐르고 얼어붙은 강 위에도 희망은 이어져

〈5〉사하공화국의 젖줄 '레나강' / 바이칼 호수 서쪽서 북극해로 흘러 / 어업·목축·사냥 등 생활 양식 다양 / 강 따라 석탄·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 천연자원의 운송통로 경제 큰 역할 / 겨울 땐 영하 50도까지 떨어져 결빙 / 배 다니던 길로 자동차로 물류 이동 / 키렌스크·비팀·야쿠츠크 주요 항구 / 북부 개척 출발점 지간스크도 연결 / 북극해 항로 세계적 관심 집중 형세 / 온난화로 레나강 결빙기간 줄어들면 / 선박 이용한 내륙 수로 역할 더 중요 / 삼각주·항구개발 가능성 타진 노력을 레나강은 동시베리아 남부인 바이칼 호수의 서쪽에서 출발하여 사하공화국을 관통하면서 북극해로 흘러가는 4000㎞가 넘는 긴 강이다. 상류의 레나강은 야쿠츠크 부근까지 남쪽에서 북동쪽으로 흐르다가, 이곳부터 평지의 하류를 따라 북쪽으로 흐른다.

이 과정에서 지류인 알단강과 빌류이강 등이 레나강에 합류할수록 바다처럼 강폭이 넓어진다. 레나강 유역의 면적은 249만㎢ 정도라고 하며, 특히 북극해와 만나는 레나강 하구에는 약 3만㎢ 넓이의 삼각주가 있다.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지간스크는 처음부터 레나강을 따라서 북부를 개척하려는 출발점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 이곳에는 행정관청과 함께 초·중등학교와 병원 등이 있으며, 도서관과 문화관도 있다. 새벽의 싸늘함에 지친 탐사대를 기다려준 여인숙 같은 숙소도 있다.

지간스크가 북극권의 거점이기 때문에 교통의 중요성이 높고, 따라서 야쿠츠크를 연결하는 선박을 위한 부두와 공항이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이곳 사람들은 주로 레나강에서 철갑상어와 송어 등을 잡는 어업이나 순록 등을 치는 일을 한다. 사람들이 북극여우 등을 기르기도 하며, 늑대와 담비나 곰 등을 사냥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선박 건조기술의 발전과 기후 온난화로 인한 북극해의 항로에 세계적인 관심이 있다.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은 레나강으로 흘러서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향후 지구온난화로 레나강의 결빙기간이 단축될수록 선박을 이용한 내륙 수로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북극해로 연결되는 레나강 하구의 삼각주 및 항구의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개발의 의지와 기술적인 문제를 극복하면서, 유럽과 러시아 서부로 향하는 북극항로의 중간지점이자 레나강을 따라 곳곳에 재화를 전달하는 운송통로로 발전할 수도 있다. 한국과의 교류는 이런 대목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