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스토리] "목줄 풀고 마음껏 뛰놀고 싶어요"

전국 반려견 약 513만마리 추정 / 이용 가능한 공공시설 고작 13곳 / 서울만 하루 평균 340마리 방문 / 10만㎡ 이상 공원에만 설치 가능 / 소음·안전문제 등도 걸림돌 작용 / 지역 편중…면적 규정 완화 필요 / 자유롭게 뛰놀며 스트레스 해소 / 반려견 문제 행동 감소 등 효과 / 결국 반려·비반려인 모두 '윈윈'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고 나면 짖지도 않고 잠도 잘 자요.”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반려견 놀이터에서 만난 이경미(46·여)씨는 반려견 놀이터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1년 넘게 매주 공원을 방문해온 이씨의 반려견 레오는 공원을 마치 자기 집처럼 편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2년 가까이 연립주택에서 레오를 키운 이씨는 “주변에 산책하러 갈 공원이 마땅히 없어서 처음에는 레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반려견 놀이터를 찾게 된 뒤로는 스트레스도 풀고 다른 개들과 어울리면서 훨씬 더 건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견으로 이웃 간 갈등이나 문제점이 자주 발생하자 각 지자체에서는 반려견 놀이터 등 관련 시설을 설치하려고 하나 쉽지만은 않다. 서울 서초구처럼 반려견 놀이터를 혐오시설로 생각하거나 ‘개 키우는 사람만을 위한 시설’로 보는 시선이 많다. 까다로운 설치 규정도 걸림돌이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공원녹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동물 놀이터는 10만㎡ 이상의 근린공원과 주제공원에만 설치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5146개 근린공원 중 10만㎡가 넘는 곳은 23.1%(1187개)에 불과하다. 서울의 경우 419개 근린공원 중 22.4%(94개)만 기준을 넘겼다. 보통 반려견 놀이터의 규모가 1000㎡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준을 충족하는 근린공원 중에서도 주거지와 인접한 곳과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을 제외하면 설치할 수 있는 곳이 마땅하지 않다”며 “면적 규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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