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駐越 공사’ 이대용 예비역 준장 별세

1975년 베트남 통일 당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소속으로 남베트남 주재 한국 공사를 지내 마지막 주월(駐越) 공사로 불리는 이대용(육사 7기) 예비역 육군 준장이 별세했다. 향년 92세.

15일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에 따르면 이 전 공사는 14일 밤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전 공사는 남베트남이 공산화된 1975년 사이공(현재 호찌민)에 남은 한국 외교관 3명 중 한 명이다.

당시 베트남 공산정부는 외교관 신분인 이 전 공사 등을 불법 체포해 악명 높은 사이공 치화형무소에 수감했다. 이곳에서 이 전 공사는 5년 동안 모진 옥고를 치러야 했다. 죽과 나물로 연명해 몸이 극도로 쇠약해졌고 베트남 경찰과 북한 대사관 정보원은 끈질기게 전향을 강요했다. 이 전 공사는 ‘죽으면 죽었지 항복할 수 없다’는 의지로 끝까지 버티며 전향을 거부했다. 정부가 스웨덴 등 우방국을 통해 베트남 정부와 비공개 협상을 벌인 끝에 석방돼 1980년 4월 서울로 돌아왔다.

육군 준장으로 군문(軍門)을 떠난 이 전 공사는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생명보험협회 회장, 한·베트남 친선협회 회장, 육사 총동창회장 등을 역임했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17일이다. 장지는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 (02)2258-5940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