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내려가다 넘어지는 등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4∼2016년) 서울 지하철 1∼9호선에서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는 총 392건이다. 2014년 112건에서 2015년 123건, 지난해 141건으로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고 원인을 보면 뛰기나 음주 등 이용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365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급정지나 밀림 등 시설 결함은 27건이었다.
◆이용자 부주의 사고가 대부분
이용자 부주의중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뛰거나 걷다가 다친 경우가 118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발 끈이나 옷자락이 에스컬레이터에 끼이거나, 손잡이를 잡지 않아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경우도 많았다.
캐리어 등 무거운 짐이 미끄러지면서 발생한 사고는 물론, 승객 간 부딪히며 부상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지난 4월20일 지하철 9호선 가양역에서는 60대 남성이 술을 마시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걸어가다 중심을 잃고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작년 1월11일 2호선 이대역에서는 고령의 승객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면서, 뒤이어 오던 시민이 잇따라 쓰러져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시 관계자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개찰구 모니터에 열차가 들어온다는 표시를 보고 열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에스컬레이터에서 뛰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열차 놓치지 않으려고 뛰다 다치는 사고 多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는 이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배려문화의 상징으로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가 권장됐다.
하지만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면서 2007년부터 다시 '두 줄 서기'로 변경됐다.
2015년 국민안전처는 한 줄 서기를 선호하는 여론이 적지 않고, 한 줄 서기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근거도 없다면서 이 캠페인을 폐기했다.
현재 △손잡이 잡기 △걷거나 뛰지 않기 △안전선 안에 탑승하기 등 기본적인 안전이용수칙을 홍보하고 있다.
시도 에스컬레이터 역회전 방지장치 설치, 브레이크 과열방지용 온도계전기 설치 등 기술적 보완책을 적용하는 등 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지하철 역사·전동차 모니터에 안전캠페인 영상·자막을 송출하고, 에스컬레이터 주변에 스티커·포스터를 붙여 안전한 이용을 독려하는 홍보도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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