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11-20 20:52:35
기사수정 2017-11-20 20:52:35
단원고 양승진 교사·남현철·박영인군 발인 / 끝내 못 찾은 유해 자리엔 유품만 / 유가족 “천국에서 잘 있어” 오열 / 학교 건물 돌아본 뒤 평택서 영면 / 제자·동료·친구 등 마지막 길 배웅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끝내 유해를 찾지 못한 단원고 양승진 교사, 남현철·박영인군의 발인식이 20일 오전 6시 경기 안산시 제일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세월호 사고 발생 1314일, 선체가 육지로 인양된 지 223일 만이다.
유해가 담기지 못한 관은 선체 수색과정에서 발견된 가방과 옷 등 유품들로 대신 채워졌다. 양승진 교사는 수색과정에서 유품이 발견되지 않아 생전에 학교에서 쓰던 물품과 옷가지, 가족의 편지 등이 관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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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인 단원고등학교 양승진 교사와 남현철군, 박영인군의 발인이 엄수된 20일 경기 안산시 단원고에서 유가족들이 이들의 영정을 든 채 학교를 둘러본 뒤 나오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
발인식에는 고인들의 가족과 동료, 제자, 친구들이 참석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교육계 인사들과 4·16 가족협의회도 이른 새벽부터 나와 유가족들 곁을 지켰다. 양 교사의 관이 차량에 실리는 동안 울음을 멈추지 못하던 그의 아내는 ”못 찾아줘서 미안해 여보. 엄청 좋은 데 보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해. 이렇게 시신도 못 찾고 장례 치러서 정말 미안해”라며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발인 전 청심환을 먹으며 마음을 추스르던 박군 가족들은 영정을 보며 간신히 눈물을 삼키다 운구 차량 문이 닫히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남군의 부모는 기력이 다한 듯 지친 표정으로 손을 잡고 아들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고인들을 태운 차량은 단원고를 향했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영정을 들고 양 교사가 근무하던 교무실과 두 학생이 공부하던 2-6반 교실을 천천히 둘러봤다. 양 교사의 어머니는 교무실에서 양 교사의 영정 사진을 부여잡고 “엄마 가슴에 피가 내린다 승진아. 사랑하는 내 아들아 천국에서는 아프지 말고 잘 있어”라고 오열했다.
단원고를 빠져나온 미수습자들의 운구 행렬은 안산시청을 거쳐 수원연화장으로 이동했다. 세 사람은 1시간에 걸친 화장을 끝내고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잠든 평택 서호공원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안산=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