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건설사⑧] 현대엔지니어링, 수주력 강점 vs 내부거래 '약점'

매출 6.7조 중 계열사 매출 2조 육박…작년 내부거래 비중 30%
회사측 "사업 특수성 감안해야"…계열사 손실 지속도 고민거리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축소 방침과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가뜩이나 해외수주에서 고전하는 건설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소폭이나마 개선 여지를 보이고 있지만 누적된 재무악화로 인한 부실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건설업계가 하락기를 대비해 정부 정책이나 민간주택건설에만 매달리지 말고 도시재생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해야 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세계파이낸스는 국내 건설사들의 경영상황 진단을 통해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각도에서 실적을 정밀분석한다. <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현대엔지니어링이 국내외 고른 수주로 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올해 국내 주택분양사업에서 좋은 청약 결과를 기록했고, 이란·말레이시아 등 해외건설수주 규모 또한 업계 1위다.

이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영업이익률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8.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주사 전환이라는 숙제를 가진 현대차그룹과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국내 주택분양사업 '꾸준'…해외 플랜트 사업 '강점'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은 3분기에 매출 4조 6285억원, 영업이익 4062억원, 순이익 264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각각 19.2%, 18.6%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은 10대 건설사 중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에 이어 세번째로 규모가 크다.

주택분양사업 호조가 영업이익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순이익 성장세에 재무상태도 개선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부채비율은 2015년 139%, 2016년 124%에서 올 3분기말 현재 96.26%까지 떨어졌다. 영업이익률도 상승세다. 작년 8.1%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8.5%로 예상되는데 이는 업계 최상위권이다.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주택분양사업 성적을 살펴보면, 미달을 기록한 단지는 없었지만 지역별·단지별로 온도차는 존재했다. 일부 단지는 평균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4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암사(12대 1) △힐스테이트 킨텍스 레이크뷰(2.39대 1) △힐스테이트 김해(1.76대 1)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104.8대 1) 등 4개 단지는 모두 순위내 마감했으나 힐스테이트 레이크뷰나 힐스테이트 김해는 각각 2.39대 1, 1.76대 1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가까스로 순위내 마감을 하기도 했다.

또 지난 6월과 11월에는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에 힐스테이트 본촌(45.5대 1)과 힐스테이트 연제(23대 1)를 분양했으며 두 단지 모두 두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작년 주춤했던 해외건설수주도 올해 회복된 모양새다.

해외건설협회 건설통계자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96억4964만달러 규모를 수주해 전체 259개사 중에 2위를 기록했다. 이어 2015년에는 57억6878달러를 수주해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작년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금액은 23억5752달러 규모로 전체 244개사 중 4위를 기록했으나 올해 다시 반등에 성공해 11월 현재 45억1544달러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 두산중공업과의 수주금액 격차는 약 14억달러다.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지역은 이란이 27억7080만 달러 규모로 가장 많았고 이어 △말레이시아 7억9090만달러 △우즈베키스탄 3억7122만달러 △인도네시아 1억9700만달러 순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액 중 해외 비중이 높은데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다른 건설사들이 해외비중을 줄이는 가운데서도 꾸준한 해외수주액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들어 신반포22차단지 재건축 수주에 성공하는 등 국내외에서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특히 3700억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발전소, 3600억원 규모의 베트남 인프라시설 수주 등에 성공했다.

올 2월 성상록 사장의 취임 이후 공격적인 수주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성 사장이 화공플랜트 분야에서 35년간 실무를 담당한 실무통이라는 점에서 더욱 강점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중동 등 주요 발주시장이 정상화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보다 해외수주액이 늘어난 것은 시장의 정상화보다는 국내 기업들의 체질개선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중동, 아시아등 기존 수주비중이 높았던 지역에서 수주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내부거래 高비중, 현대건설과 공존 지속되나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작년 계열사 매출 비중은 30%에 달했다. 총 매출 6조7057억원에서 현대건설 등 계열사 매출은 1조9884억원이었다. 2015년에도 총 매출 6조4123억원 가운데 계열사 매출은 2조5060억원으로 비중이 39%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은 올 9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서 내부거래 금액이 30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내부거래 비중(17.9%)도 SK, 포스코에 이어 3위였다.

새 정부가 재벌들의 일감몰아주기 차단을 국정과제로 정했다는 점에서 내부거래 비중 축소는 중요한 과제중 하나다. 공정위는 이같은 내부거래가 오너 일가의 부축적, 편법상속 등 불투명한 지배구조의 고리가 될 것으로 보고 엄격히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작년 자동차공장과 연구시설을 많이 지었는데 반도체처럼 보안이 중요한 시설이다보니 외부에 맡기지 않고 내부적으로 처리한 부분이 있다"며 "매년 내부거래 비중은 감소 추세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모그룹인 현대차그룹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주사 전환에 돌입할 경우 복잡한 지분관계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관계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이 38.6%, 정의선 11.7%, 현대글로비스 11.7% 등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분 89.6%를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과의 합병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같이 쓰는 등 건축주택 사업에서 겹치는 영역이 많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화공플랜트 설계와 시공을 주로 했지만 현대엠코와 합병하면서 주택사업까지 확장한 상태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현대건설과의 합병 여부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계열사의 손실도 고민거리다.  현대엔지니어링 태국법인은 작년 6억원, 2015년 3억원 적자를 냈다. 이 밖에 현대엔지니어링은 산업단지를 개발·분양하는 담양그린개발을 비롯해 진주뿌리산단개발, 케이엠에너지 등을 투자자산으로 두고 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