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톡톡 플러스] '일자리 전쟁' 밥값 하고픈 청년들 VS 노후 준비도 빠듯한 부모세대

A씨는 "2030대 청년층만 화이트칼라를 선호하는 게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화이트칼라 직업이 아니면 무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게 현실"이라며 "블루칼라 직군은 요즘 외국인 노동자나 하는 일로 치부한다. 이게 우리 사회의 현 주소"라고 지적했다.

B씨는 "청년층은 좋은 일자리가 부족해 취업할만한 곳이 없는 반면, 노년층은 허드렛일이라도 늙어 죽을 때까지 해야 먹고 살 수 있다"며 "이러다 보면 결혼, 출산은 딴나라 이야기가 될 것이다. 여유로운 노년은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매우 이상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C씨는 "최근 정부가 공공근로 일자리를 늘려 노인들이 용돈벌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건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를 악용하여 출근만 하면 공공근로를 인정하고 급여를 주는 경우도 있다. 또 이를 마치 권력으로 여기면서 자기네들이 큰 힘을 가진 것처럼 우두머리 행세를 하는데, 이같은 부조리는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씨는 "고령층 실업률이 낮아지는 추세라 다행"이라면서도 "자식들이 취업 안 되니 부모가 일하러 나가는 형국이다. 대부분 경비나 청소 용역 등 질 낮은 일이라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E씨는 "요즘 노년층이 편의점이나 주유소에서 알바하는 경우도 많다"며 "힘 없는 노동자들의 속칭 피를 빨아먹는 파견 용역직은 사라져야 한다. 빈곤한 노년층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령 일자리를 더욱 늘려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 비중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데 반해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취업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수년간 계속되는 청년층 고용한파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는 393만명으로, 1년 전보다 5만2000명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 6월 3만4000명 줄어든 이후 5개월 연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감소 폭이 5만명을 넘어서면서 2013년 8월 6만명 줄어든 뒤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 비중 역대 최고치

이에 반해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439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무려 25만2000명 증가했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20만명대를 밑돌았지만, 올해 들어 20만명대 후반에 육박하면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세가 지속하면서 지난달 기준 전체 취업자(2685만5000명) 가운데 청년층 취업자 비중은 14.6%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980년대 30%를 넘어섰던 청년층 취업자 비중은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꾸준히 감소하면서 2011년 이후 15% 수준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달간 청년층 취업자가 감소하면서 지난 7월 15.2%였던 청년층 취업자 비중은 3개월 연속 감소해 14.6%까지 낮아졌다.

◆청년층 사라진 자리, 상당 부분 노년층이 메웠다

청년층이 사라진 자리는 상당 부분 60세 이상 취업자를 위한 자리로 메워졌다.

60세 이상 취업자 비중은 지난 7월 16.0%였지만,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해 16.4%까지 올라갔다.

청년층 취업자 비중이 감소하고, 노인 취업자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청년층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일할 수 있는 노인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수년간 계속되는 고용한파 영향까지 겹치면서 이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더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청년 실업률은 2015∼2016년 2년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지난달에도 같은달 기준 18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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