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발사' 이례적 당일 보도…사라진 리병철·김정식

미사일 개발 주역 리병철·김정식 / 김정은 수행자 명단서 빠져 주목 북한 매체들은 3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 발사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화성-15 발사 당일인 11월29일자 1∼5면에 사진 47장을 게재하며 미사일 발사 소식을 상세히 전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에 보통 전날 기사를 게재하는 것과는 달리 11월 29일 새벽에 있었던 화성-15 기사를 당일 저녁 늦은 시간에 내보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30일 방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전날 발사 영상에서 김정은이 모니터를 배경으로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화성-15형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환호하는 김정은.
화성-15형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환호하는 김정은.
노동신문은 30일자 1면에도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민족의 대경사, 위대한 조선 인민의 승리’라는 사설을 게재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북한 매체가 보도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화성-15 참관 기사 수행자 명단에는 북한 미사일 개발 분야의 핵심인사로 꼽혀온 노동당 군수공업부 리병철 제1부부장과 김정식 부부장이 포착되지 않아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 위원장의 화성-15 발사 참관 소식을 전하면서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전일호 군 중장(국방과학원 소속 추정),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유진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이 수행했다고 호명했다. 그런데 이들과 함께 그간 김 위원장의 주요 미사일 발사 참관을 단골로 수행해온 리병철과 김정식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29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 김정은이 발사 장면을 바보고 있다.
리병철은 공군사령관을 지내다가 2014년 12월쯤 당 군수공업부로 자리를 옮겨 북한 미사일 개발 총책 역할을 해왔다. 김정식은 탄도로켓 분야의 최고 전문가 출신이다. 이들이 화성-15 발사 수행에서 돌연 제외된 것으로 보아 북한 권부 내의 정치적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30일 “김정은 체제에서 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다시피 한 리병철과 김정식이 사실상 미사일 개발의 완성을 선언하는 행사에 모습을 안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며 “두 사람 모두 군 장성 출신이라는 점에서 최근 노동당의 군 장악 시도는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