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12-01 01:01:55
기사수정 2017-12-01 01:04:51
이틀 연속 전화통화…60분간 대북 제재 공조 논의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압박해나가기로 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이 이날 오후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전화통화를 하고 이같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이뤄진 두 정상의 통화는 이번이 7번째다.
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북한이 스스로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기 위한 대화에 나올 때까지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 기조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는 노력도 함께 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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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9일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왼쪽)과 7월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오른쪽). 북한 매체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화성-15형`은 바퀴 축이 9개인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린 반면 `화성-14형`은 TEL이 8축 차량이며, `화성-15형`의 끝 부분이 더 둥글다. |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어제 발사된 미사일이 모든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임은 분명하나, 재진입과 종말단계유도 분야 기술은 입증되지 않았고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을 최대한 강화하는 노력도 함께 해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직후 우리 육·해·공군은 지대지, 함대지, 공대지 3종류의 미사일을 각각 발사하는 정밀타격 훈련을 실시했다”며 “이를 사전에 승인해 두었는데, 이는 북한에게 도발 원점에 대한 우리의 타격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한미 양국이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오판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시 논의했던 미국산 첨단 군사장비 구매와 관련해서도 “자체 방위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고 계시는 것에 감사드린다”며 “이러한 자산 획득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위협에 대응해 나갈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군사자산 획득 등을 통해 방위력 강화를 이루려는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미국의 굳건한 대한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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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9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 김정은이 발사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
북한의 도발 속에 10주 후로 다가온 평창 동계 올림픽을 평화적이고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양국 대통령은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결정하신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미국의 이런 결정이 조기에 공표된다면 IOC와 세계 각국에 안전한 올림픽에 대한 확신을 주고, 북한에도 확고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고위급 대표단의 파견 결정을 문 대통령께서 직접 IOC에 전하는 것도 좋다”고 화답했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과 관련, 중국에 대북 석유 공급을 더 줄이라고 요구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해 “우리는 중국이 석유와 관련해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정말로 중국에 대해 더 많은 석유를 제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히 (석유 공급을) 중단하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며 “석유 공급 중단은 지난번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왔던 가장 강력한 도구였다”고 설명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